대북 문제 획기적 진전 난망 예고
중국매체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5일 한중정상회담에 대해 “이번 방중은 이 대통령의 올해 첫 해외 순방이며, 이 대통령은 중국이 맞이하는 첫 번째 외국 정상”이라며 양국 관계의 중요성에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양국이 다자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며 군국주의적 사고를 되살리려는 시도는 역내 안정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양광망은 4일 현지 외교 전문가인 왕쥔성 중국 사회과학원 아태글로벌전략연구소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방중은 이 대통령의 올해 첫 해외 순방이며, 이 대통령은 중국이 맞이하는 첫 번째 외국 정상”이라며 “이러한 ‘최초 행보’는 양국 관계의 높은 중요성을 반영한다”고 보도했다.
왕 연구원은 양국이 ‘항일 역사’라는 공통의 역사를 가지며 다자주의 수호 협력에도 함께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한중 관계는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고, 경제·무역 분야에서 공통의 이익을 공유한다는 특징이 있다”며 “모두 동북아 지역 평화와 안정을 공동의 이익으로 하고, 반파시즘 전쟁과 항일 전쟁 당시 서로를 지원한 공통의 역사를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수출지향 경제체제로 국제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다자협력을 적극 추진해왔다”며 “중한 양국은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공동으로 반대하는 데에도 실질적 협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한 협력 강화는 양국 관계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 나아가 글로벌 경제 회복에도 긍정적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언론 차이나데일리는 “무역 보호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경제적 불확실성까지 세계 경기 회복을 흐리게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두 주요 경제대국인 한국과 중국은 역내 안정과 신뢰를 촉진해야 할 공동의 책임을 안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아태 지역의 평화와 번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국제질서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역사적 책임을 흐리거나 군국주의적 사고를 되살리려는 어떤 시도도 역내 신뢰와 안정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대만 문제로 촉발된 중일 갈등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다만 중화권 매체들은 이 대통령의 방중이 한중 관계 개선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안보 문제는 정상회담을 통한 획기적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군사 동맹 관계인 한국이 중국·일본·대만 관련 문제에 대한 입장을 크게 바꿀 가능성이 작은 것처럼, 중국 역시 미중 간 지정학적 경쟁과 얽혀 있는 한반도 문제에 뚜렷한 입장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리밍장 싱가포르 난양공과대 부교수는 싱가포르의 중국 일간지 연합조보에 “북한의 핵실험 재개 여부 등 북한 문제는 한국의 최대 관심사이지만, 중국에는 미중 지정학 구도와 불가분의 문제”라며 “중국이 명확한 약속을 하기는 힘들고, 기껏해야 외교적 발언으로 한국을 달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연합보·대만중앙통신 등 대만 매체들은 익명의 국가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정상회담에 앞서 한국에 ‘하나의 중국’에 대한 공개 지지와 미국과 협력해 생산한 군함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운용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타이폰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 배치에 협력하지 않을 것과 주한미군 확대 반대를 회담의 조건으로 함께 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매체는 중국이 이를 전제로 한화그룹 계열사에 대한 제재를 공식 해제하고,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공연을 제한하는 사실상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철폐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전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11월 미중 무역 전쟁 확전 자제 합의에 따라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에 대한 제재를 향후 1년 동안 유예하기로 한 바 있다. 또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해 한국의 음악, 드라마, 영화 등을 제한하는 비공식적 보복 조치인 한한령을 유지해왔다. 김영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