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좌단체 방화…베를린 3만가구 사흘째 정전

독일 베를린 국회의사당(독일 하원).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AFP]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독일 베를린의 송전 시설에서 좌익 극단주의 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방화 사건이 발생해 수만 가구의 전력 공급이 사흘째 중단됐다.

5일(현지시간) rbb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베를린 남서부 리히터펠데 열병합발전소와 연결된 고압 송전 케이블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인근 약 4만5000가구와 상업시설 2200곳의 전기가 끊겼다.

이후 긴급 복구 작업이 진행됐으나, 이날 오전 현재까지도 약 3만 가구가 사흘째 정전 사태를 겪고 있다. 베를린 당국은 다른 주에서 비상 발전기 25대를 긴급 공수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완전 복구까지는 앞으로 사흘 정도가 더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건 직후 극좌 단체 불칸그루페는 성명을 내고 자신들이 송전선에 불을 질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정전 아닌 화석연료 경제가 이번 행동의 목표였다”며 “가스발전소 공격은 정당방위이자 지구와 생명을 보호하는 모든 이들에 대한 국제적 연대”라고 밝혔다.

이어 정전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 대해서는 “베를린 남서부의 덜 잘사는 분들에게 사과한다. 이 지역에 저택을 소유한 많은 이들에게는 동정심이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첼렌도르프 등 사고 지역이 베를린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부유층이 거주하는 지역이라는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반자본·반기술·반제국주의를 표방하는 불칸그루페는 과거에도 유사한 테러를 자행한 바 있다. 이들은 2024년 3월 브란덴부르크주 테슬라 공장 인근 송전탑 방화 사건 당시에도 배후를 자처했으며, 당시 테슬라 공장은 일주일간 가동이 중단됐다. 베를린에서는 지난해 9월에도 송전탑 방화로 4만여 가구가 정전되는 사고가 있었다.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이건 장난이 아니라 테러 공격”이라며 범인을 반드시 검거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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