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국가원수 신분 고려해 삼엄한 경비
마약 밀매·자금세탁 혐의로 첫 기소인정 절차
체포 불법성·주권 침해 주장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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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왼쪽)과 영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변호사 마크 도넬리(왼쪽에서 두 번째), 안드레스 산체스(오른쪽 첫 번째)와 함께 맨해튼 연방법원에 출두한 모습. [AP]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군의 전격적인 기습 작전으로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연방 법원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현직 국가원수가 형사 피고인 신분으로 미국 법정에 출석하는 이례적 상황인 만큼, 호송 과정 전반에 걸쳐 극도로 강화된 경비가 이뤄졌다.
로이터와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오전 뉴욕 브루클린의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서 이동을 시작해 헬기와 장갑차를 이용해 남부연방지방법원으로 이송됐다. 인근 운동장에서 헬기에 탑승한 뒤 맨해튼 헬기장에 도착했고, 이후 중무장한 미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장갑차를 타고 법원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는 미 동부시간 정오, 한국시간으로는 6일 오전 2시에 기소 인부 절차에 출석한다. 이 자리에서 혐의 인정 여부를 밝히게 되며, 미국 언론들은 마두로 대통령 부부가 무죄를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20년 마약 밀매, 자금 세탁, 공모 등의 이른바 ‘마약 테러리즘’ 혐의로 기소됐다. 미 법무부가 공개한 기소장에 따르면 그는 마약 카르텔과 공모해 수천 톤의 코카인을 미국으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유죄가 인정될 경우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기소장에는 마두로 대통령뿐 아니라 영부인 플로레스, 아들, 베네수엘라 내무·법무 장관, 전직 고위 관료들과 국제 마약 조직 ‘트렌데 아라과’의 수장으로 알려진 인물까지 다수의 피고인이 적시됐다. 검찰은 이들이 마약 자금 채무자나 밀매 활동을 방해한 인물에 대한 납치, 폭행, 살인을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 부부는 혐의 자체를 부인하는 동시에, 주권 국가의 현직 원수에 대한 미국의 체포·압송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1990년 미군에 체포된 파나마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가 미국 법정에서 제기했던 논리와 유사하다. 다만 당시 미국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노리에가는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재판은 1998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앨빈 헬러스타인 판사가 맡는다. 그는 마두로 대통령과 연관된 마약 사건을 10년 넘게 담당해온 인물이다.
마두로 대통령 부부는 지난 3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한 안전가옥에서 미군과 미 법무부 당국자들에 의해 체포돼 같은 날 뉴욕으로 압송됐다. 이번 첫 법정 출석을 시작으로, 국제 정치와 외교 질서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재판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