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놓고 정치권 충돌…6·3 지방선거 변수로? [이런 정치]

호남 정치권 “전력 수요·균형발전, 새만금으로”
김동연 “계획 변경,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
장동혁 “이전론, 지방선거 위한 정치적 선동”
청와대, 논란에 선긋기 “기업이 판단할 몫”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3일 오후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연합]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3일 오후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정석준·주소현 기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을 둘러싸고 찬반론이 불거지면서 6·3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호남 정치권을 중심으로 일부 클러스터 시설을 새만금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수도권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당초 계획을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9일 오전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반도체플랜트 공사 현장을 방문해 “수년에 걸쳐 기업 투자와 인프라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데 (여당 일각에서) 이제와 다 뒤집자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정책도 경제논리도 아닌 국가 미래를 팔아서 지방선거에서 표를 얻겠다는 정치적 선동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은 호남 정치권을 중심으로 거론되고 있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여력이 풍부한 새만금을 대안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같은 주장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최근 “전기가 생산되는 곳으로 기업이 가야 한다”면서 반도체 클러스터의 이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촉발됐다.

여기에 지방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이번 이전론이 지역 정치권의 핵심 쟁점으로 번지고 있다. 전북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송전탑 갈등, 전력망 붕괴 위기, 이른바 ‘에너지 내란’은 전력 대책 없이 수도권에 산업을 몰아준 결과”라고 비판했다.

광주시장 후보군으로 꼽히는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오는 12일 ‘광주·전남 반도체산업 생태계 구축 전략’ 포럼을 개최하고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논의에 본격 뛰어들 예정이다. 호남 지역구 한 민주당 의원 역시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배치하는 것이 실현 가능성도 높고 합리적일 것”이라며 “국가 균형 발전에 맞게 다시 고민할 때”라고 강조했다.

반면 수도권에서는 여야 모두 강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있는 계획을 갑자기 바꿔서 한다는 것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며 “첨단산업으로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위한 것은 경쟁력에 따라서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게 중요하다. 국가균형발전은 해당되는 지역에 맞는 산업 또는 기업의 유치를 도와주는 이 두 가지가 같이 가는 방향이 맞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소속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역시 “잘 진행되는 용인의 반도체 프로젝트에 일부 장관이 브레이크를 거는 것은 개인의 생각인가, 여론 떠보기인가, 그냥 선거를 의식한 정치용 발언인가”라며 “국정 운영을 책임질 여권 일각에서 터무니없는 주장이 나오면 나올수록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성을이 지역구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만약 정말 에너지 비용과 송전망이 문제라면 태양광의 호남이 아니라 원전이 밀집한 울산·경주로 가야 맞다”면서 “그런데도 기업들이 용인을 택한 건 결국 (수도권의) 인력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지사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권칠승 민주당 의원 역시 “만일 엄청난 매몰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더 좋은 입지와 여건이 있다면 기업이 스스로 갈 것”이라며 “(이전론이 합당한지) 그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논란에 청와대는 선을 그었다.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클러스터 대상 기업의 이전을 검토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업 이전은 기업이 판단해야 할 몫”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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