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미국 생산 1위’ 선언
토요타, 현지 생산으로 영업익 증가
현대차, 작년 관세 7.2조 부담
현대차, 미국 판매량의 40% 현지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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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전략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해법으로 ‘미국 현지 생산 확대’가 부상하면서, 미국 주요 완성차업체 간 미국 생산 주도권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30일 외신과 IR 자료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제조사 제너럴모터스(GM)는 연간 미국 내 차량 생산량을 업계 최고 수준인 200만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GM은 지난해 미국에서 176만대를 생산했으며, 가솔린 크로스오버를 중심으로 생산 이전을 추진해 이르면 2027년 포드를 제치고 미국 내 생산 1위에 오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GM은 수요가 높은 내연기관 모델을 중심으로 미국 내 생산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현재 멕시코에서 생산 중인 쉐보레 블레이저와 쉐보레 이쿼녹스 등을 캔자스와 테네시 공장으로 이전해 생산할 계획이다. 또 현재 가동이 중단된 미시간 공장에는 대형 SUV와 픽업트럭 생산을 추가해 생산 능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중국 생산 물량도 미국으로 옮긴다. GM은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해온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뷰익 엔비전’의 생산을 미국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엔비전은 2017년부터 중국에서 생산돼 왔으나, 차세대 모델부터 오는 2028년부터 미 캔자스시티 일대 제조시설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GM은 이 같은 생산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향후 2년간 5조원대 신규 투자를 집행해 미국 내 차량 생산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결정의 직접적인 배경은 관세다. GM은 지난해 31억달러(4조5000억원)의 관세 비용을 부담했다. 올해도 유사한 규모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GM의 관세 리스크는 특히 한국산 차량에 집중돼 있다. GM 한국사업장은 현대차에 이어 미국 내 한국산 차량 수입 2위 업체다. 쉐보레 트랙스와 뷰익 엔비스타 등 보급형 차종을 한국 공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GM은 역사적으로 미국 내 판매 1위 업체였지만, 동시에 해외 생산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GM은 지난해 미국으로 약 123만대의 차량을 수입했는데, 이는 미국 판매량 285만대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한국에서만 약 45만대를 들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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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와의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포드는 지난해 미국에서 210만대를 생산했으며, 미국 판매량 220만대의 약 90%를 현지에서 조립했다. 다만 포드는 단기 생산량 확대보다 핵심 공장의 전기차 전환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약 18만9000대를 생산하던 루이빌 공장은 차세대 전기차 생산을 위해 가동을 중단했다.
토요타는 현지 생산을 대폭 늘려 관세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판매량은 252만대, 미국 생산량은 140만대다. 토요타는 미국 판매 차량의 약 80%를 북미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에도 하이브리드 중심의 현지 생산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3월 회계연도를 사용하는 토요타는 관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높인 전략을 통해 약 97억달러(약 14조원)에 달하는 관세 비용을 흡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1월에는 향후 5년간 미국에 최대 100억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의 일환으로 하이브리드 생산 능력을 대폭 확충하겠다고 발표했다. 신규 설비는 2027~2028년부터 순차적으로 가동된다.
토요타 측은 “판매하는 곳에서 생산한다는 원칙에 따라 미국 내 생산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현지 생산 확대가 무역 변동성과 관세 리스크로부터 회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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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수출을 앞둔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평택=이상섭 기자 |
현대차그룹도 미국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생산 물량을 연내 120만대 이상으로 늘리고 2030년엔 현지 생산 비율을 80%까지 높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미국 판매량은 184만대로 점유율 11.3%를 기록했지만, 현지 생산은 70만대에 그쳤다. 나머지 약 100만대는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했다. 미국 판매량의 약 60%가 수입산이다.
이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관세 부담은 지난해 약 7조2000억원에 달하면서 영업이익이 24.2% 감소했다. 미국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관세 영향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관세·환율·물류 비용을 제거해 가격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선 미국 생산 확대는 앞으로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상 현지 생산 확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미국 내 생산이 늘어날수록 한국 생산 물량은 구조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 문제를 피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이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