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조선 45% 이상이 노후선…‘피 튀기는’ 韓中 수주전 전망

MSI “유조선 주문량 전망치 평균 10% 상승”
신조선가 1900억원, ‘효자’ 선종으로 떠오른 VLCC
“중국이 유조선 가격 좌우할 것”

[챗GPT를 이용해 제작한 이미지]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올해 조선 업계에선 글로벌 수요가 몰린 초대형유조선(VLCC)을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 간 수주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작년 연말부터 양국이 경쟁적으로 수주하고 있는 유조선 몸값도 올해는 더 오를 전망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KOBC)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MSI(영국 해운시황분석 전문기관) 보고서 요약’ 리포트에서 “2027년까지 글로벌 유조선 주문량 전망치가 평균 10% 상승하며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조선은 최근 글로벌 수요가 몰리며 ‘효자 선종’으로 떠올랐다. 특히 유조선 가격 지표 역할을 하는 핵심 선종 초대형유조선(VLCC) 신조선가는 1월 기준 척당 약 1억3000만달러(1900억원)으로 지난해 3월 이후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다만 중국과의 가격 경쟁이 관건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아직 한국산 경쟁력이 압도적인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과 달리 유조선은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지 않아 중국산 수요도 높기 때문이다. KOMC 보고서는 “유조선 신조 가격의 향후 방향성을 결정 짓는 핵심 변수는 중국의 움직임”이라며 “저렴한 가격과 획기적인 생산성으로 중국의 수주 잔고는 불과 2년 만에 약 3분의 2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연말 VLCC 수주는 중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VLCC 발주 급등은 10~11월 스팟 운임 강세에 의한 것으로 특히 중국 조선소에 발주가 집중됐다”며 “지난해 3분기 약 21척의 VLCC가 발주됐으며 이중 중국 조선소가 18척(86%)을 수주하며 주도했으며 한국 조선소는 3척에 그쳤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VLCC 모습. [한화오션 제공]


다만 올해는 국내 조선사들도 연초부터 굵직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한화오션은 올해는 1월에만 벌써 중동 지역 선주로부터 VLCC 3척을 수주했다. VLCC보다 한 단계 작은 중대형 유조선 수에즈막스급 발주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조선은 1월 라이베리아 소재 선사, 버뮤다 소재 선사로부터 각각 2척의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을 수주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조선은 아직 중국산 선호가 강하지만 올해 발주가 늘어나면서 국내에도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조선 수요는 노후선 교체 사이클이 돌아오며 지난해 폭발적으로 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전 세계 유조선 45% 이상은 15년 이상 된 노후선이다. 20년 이상 된 노후선은 지난해 25.1%에서 올해 23.8%, 내년 24.3%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의 이란 제재도 유조선 수요에 불을 붙였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베네수엘라, 이란, 러시아 등 제재 대상국에 원유를 운송하는 이른바 ‘유령선단’을 잇따라 제재하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마약 암시장을 키워온 베네수엘라 정부 압박이지만, 이면에는 베네수엘라 석유 자원에 대한 투자 계획과 제재국 견제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령 선박 활용 제약은 결국 노후선대 폐선을 가져올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선주사들의 유조선 구매가 활발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조선 발주가 재개돼, 운임 강세와 선가 상승을 고려하면 유조선 발주는 내년에도 증가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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