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입사, 30년 넘게 재직
2013년 엔지니어 출신 첫 CEO로 경영 성과
“시장 작고 원가도 비쌌던 HBM 계속 준비”
“회사가 실패 받아줘야 엔지니어도 계속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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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의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낸 박성욱 고문이 한국공학한림원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현대전자 시절부터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시절 HBM 개발 일화 등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공학한림원 유튜브]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SK하이닉스의 대표이사(부회장)를 지낸 박성욱 고문이 지난해 SK하이닉스에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안겨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해 “큰 선견지명이 있었던 게 아니라 근본적인 미래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했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박성욱 고문은 최근 한국공학한림원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과거 경영난을 겪던 현대전자 시절부터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시절 HBM 개발 일화 등을 소개하며 소회를 밝혔다.
동지상고와 울산대 재료학과를 졸업한 박 고문은 현대전자로 입사해 30년 넘게 SK하이닉스에서 근무했다. 최근 SK하이닉스의 성공 스토리를 담아 발간된 ‘슈퍼 모멘텀’에도 주역 중 한 명으로 등장한다.
박 고문은 SK하이닉스에서만 오랜 기간 재직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실패를 더 많이 했기 때문에 따라잡고 잘 하기 위해 그 일에 집중하다보니 딴 생각할 틈이 없었다”고 답했다.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이기도 한 박 고문은 매각설에 시달리던 현대전자 시절을 떠올리며 “당시 구성원들의 숙명의 목표는 흑자를 내는 회사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영업이익만 내는 회사가 아니라 EVA(영업이익에서 법인세와 자본비용을 차감하고 남은 이익)를 플러스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써내려가고 있는 지금의 SK하이닉스가 과거 겪었던 어려움을 전했다.
현대전자는 2012년 2월 SK텔레콤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박 고문은 이듬해인 2013년 2월 엔지니어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SK하이닉스의 CEO에 올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 해 SK하이닉스는 지금 반도체 업계의 슈퍼 히트상품이 된 HBM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박 고문은 “당시 엔지니어들의 머리 속에는 ‘미세화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가’라는 질문이 있었다. 그 때 준비한 옵션 중 하나가 TSV(실리콘관통전극) 기술이었다”며 “그 와중에 HBM이라는 제품이 제안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HBM은 당시 시장도 크지 않고 원가도 비싼 데다 기술도 굉장히 어려웠다”며 “뭔가 큰 선견지명을 갖고 시장을 내다본 게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했기 때문에 시장에서 원할 때 먼저 대응하며 선점했고, 그것이 선순환하면서 지금 SK하이닉스가 잘 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초창기 HBM 시장 성장이 예상보다 더뎌 비관론까지 제기됐지만 SK하이닉스는 사업을 접거나 투자를 축소하지 않았다. 2019년 또 다시 3세대 HBM2E를 최초로 개발하는 등 고성능 HBM에 투자를 이어가며 지금의 성과를 달성했다.
박 고문은 CEO 시절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는 2013년 9월 중국 우시공장의 화재를 꼽았다.
그는 “내 시대에 회사가 망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라며 “본사 엔지니어와 중국에 있는 엔지니어, 라인에서 일하는 오퍼레이터까지 전 구성원이 힘을 모아 기적적으로 빠르게 극복했다. 우리 구성원들의 저력을 신뢰하는 계기가 된 순간”이라고 회상했다.
박 고문은 6년 간 CEO로 재직하면서 실적 개선 공로를 인정 받아 2016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201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CEO 시절 ‘실패 공유대회’를 열었던 것을 언급한 그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기술 혁신을 위해 도전하는 정신을 갖게 하려 했다”며 “‘실패해도 회사가 받아들이는구나’라고 생각할 때 엔지니어들도 도전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오는 14일 SK그룹 편입 14주년을 맞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