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용인구 보편화…융합 산업 성장 확대
코스피 5000 안착 위해선 반도체 성장 중요
삼성·SK하이닉스 PER 경쟁사 대비 현저히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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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5000 기념 세미나’에서 황성엽(왼쪽부터) 금융투자협회장,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위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강준현 국회정무위원회 여당간사,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인공지능(AI) 거품론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결론적으로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AI는 전 산업에 적용 가능하며, 범용성이 강해 확장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5000 앤드 비욘드 세미나’에서 ‘코스피 5000시대, 안착 및 도약을 위한 조건’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는 코스피 지수 5000 돌파를 계기로, 학계 및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5000 이후의 자본시장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 본부장은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AI 관련 민간투자 비중은 향후 빅테크의 투자계획(예측치)을 고려해도 과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부 기업의 재무 문제가 부각되고 있지만 장기적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증시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단연 AI다. AI 붐을 타고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막대한 투자가 유입되고 있지만, 일각에선 2000년대 ‘닷컴 버블’처럼 AI 역시 정점을 지나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조 본부장은 “1990년대 인터넷 투자 사이클은 5∼6년간 지속된 바 있다”며 “AI 투자는 2023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것을 고려할 때, 현재 투자를 고해도 2028년까지 공급부족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AI 사용 인구가 보편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챗GPT의 주간 활성화 사용자 수는 2024년 1월 1억명에서 지난해 9월 8억명으로 증가했다. 조 본부장은 “AI 사용 인구가 보편화되고 있고, 추가 수요는 텍스트를 이미지와 비디오 모델로 확산할 때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산업별 생산성 양극화는 심화할 것으로 봤다. 조 본부장은 “AI 융합이 쉬운 산업,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반도체, 헬스케어, 물류, 로보틱스 등의 GDP 내 비중은 확대될 것”이라며 “반면 규제가 과중하고 수요가 경직된 자본 집약적인 구(舊)경제 산업은 GDP 내 비중이 축소될 것”이라고 했다.
코스피가 향후 5000 시대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지속적 성장 모멘텀 확보 ▷한국 자본시장의 체질 변화 ▷미국 자산 시장의 안정화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기업의 지속 성장 측면에서는 국내 증시를 사실상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의 성장 지속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조 본부장은 “반도체 경기 사이클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애플리케이션의 다양화, AI 사용 인구 보편화 등으로 인해 2026년 이후 실적 가시성이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동맹국 간의 갈등,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미국 자산의 위상이 약화하고 있지만, 유동성과 재화의 수입 여력, 신용등급 측면에서 아직 이를 대체할 마땅한 대체재가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과 관련된 각종 이슈가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적다고 봤다.
조 본부장은 “다만 구간구간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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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위)과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아래)이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5000 앤드 비욘드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김지윤 기자] |
이어 ‘주가상승은 한국경제에 어떻게 기여하는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 기업들이 여전히 시장에서 저평가 받고 있다”며 최근 코스피 거품 논쟁을 일축했다.
국민 경제활동을 대표하는 GDP와 주가 간 괴리로 인해 거품론이 나오고 있지만, 이 같은 괴리는 한국뿐만이 아니라 글로벌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김 센터장은 “독일 주가지수(DAX)는 사상 최고치이지만, 독일의 GDP는 2023∼2024년 역성장 했다”며 “글로벌 유동성이 풀리다 보니 실물 경제보다 자산시장이 훨씬 좋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증시를 주도하고 있지만, 이들 기업이 그간 경험해보지 못했던 ‘빅사이클’에 올라탄 만큼, 반도체 위주의 상승장을 단순 거품으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SK하이닉스(5.7)와 삼성전자(8.2)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코스피 시장(10.1)보다 낮고,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로테크놀로지(12.7)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고 말했다.
특히 반도체 기업들의 경우 벌어들인 단기 순이익의 상당부분이 설비 투자에 들어가기 때문에 주주환원이 높은 기업들에 비해 시장에서 디스카운트 되어 거래된다고 지적했다.
또 엘피다, 인피니온, 난야 등이 구조조정을 겪으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 경쟁이 완화되면서 과거보다 사이클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패널토론에 나선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 역시 해외 투자자들의 관점에서 여전히 한국 증시가 저렴하단 인식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년 하반기에 국내 자본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는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 얘기를 나눴는데, AI가 설령 붐이 아니라 버블이라고 하더라도 국내 대형 반도체 회사들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낮지 않냐는 얘기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한국 주식의 디스카운트와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기업 지배구조, 영문공시 등 다양한 문제가 지적되지만,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자본시장 자체가 믿고 투자할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이 돼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축사에 나선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한국 증시 선진화를 위해 “불공정거래 등 신고 포상금의 지급액 상한을 대폭 상향하고, 부당이득 등을 재원으로 하는 별도 기금을 조성해 부당이득에 비례해 포상금을 확대 지급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주가치를 중시하는 기업 경영 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고, 세제지원 등 투자 인센티브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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