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키운 ‘새벽배송’ 규제 완화…유통법 개정 속도

[연합]


산업부 ‘유통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중
여당도 ‘새벽배송 금지’ 규제 없애는 입법 추진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로비 의혹이 결정타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 대기업에만 허용되고 오프라인 대형마트에는 금지돼 온 ‘새벽배송’ 규제 완화 작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이 허용되면 유통 채널 간 경쟁이 확대되고, 소비자의 선택권도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을 포함한 ‘유통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번 방안에는 이커머스 급성장 등 온·오프라인 시장 구조 변화에 대응한 제도 개선과 지원책이 담길 예정이며, 산업부는 이를 통해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균형 있는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간 새벽배송 규제는 쿠팡의 반사이익을 낳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 2018년 새벽배송을 순차 도입하며 국내 대형마트 매출을 넘어섰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쿠팡 연매출은 41조3000억원으로, 국내 대형마트 전체 소매 판매액 37조1000억원을 추월했다.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은 2013년 전통시장 보호와 근로자 건강권 보장을 이유로 도입됐다. 그러나 현행 통산업발전법(이하 유통법)상 대형마트는 점포 내 물건을 반출하는 것도 영업행위로 간주해 새벽 배송이 불가한 반면, 온라인 플랫폼은 별도 물류센터에서 배송해 규제 대상이 아니었다. 이로 인해 오프라인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불공정 경쟁에 놓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외 온라인 주문·배송을 제한하는 내용의 ‘새벽배송 금지’ 규제를 없애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에 따르면 유통법 개정안은 20개가량이 국회에 체류 중이다. 이같은 규제 완화 움직임은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로비 의혹이 결정타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당·정·청은 전날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에서 실무 협의회를 열어 현행 유통법의 ‘대규모 점포등에 대한 영업시간의 제한’(12조의2) 조항에 예외 단서를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심야 영업을 제한하고, 매월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도록 하는 현행법에 ‘전자상거래를 위한 영업행위에는 이를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조항을 삽입해 숨통을 틔워준다는 계획이다.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대형마트와 SSM에서도 심야 시간에 포장, 반출, 배송 등의 영업 행위가 가능해진다.

이런 가운데 유통법 담당 산업부 중견기업정책관(국장)이 지난해 11월말부터 3개월째 공석이며 담당과장은 바뀐 지 일주일가량 밖에 안 된 상황이어서 업무추진력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산업부 조직개편으로 유통물류과를 포함한 중견기업국이 산업정책실로 이관돼 해당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대적으로 약한 상태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유통의 차별적인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 유통산업경쟁력강화방안을 조만간 발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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