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기관 투자자의 96%, 이미 AI에 투자”

누빈자산운용, 800개사 설문조사
AI·에너지 전환·탈세계화 트렌드
“에너지 생산·인프라 새 투자기회”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에너지 전환, 탈세계화 등 3개 트렌드를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재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빈자산운용(Nuveen)은 제6차 연례 이퀼리브리엄 글로벌 기관투자자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 기관투자자의 63%가 향후 5년 동안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메가트렌드로 AI를 꼽았다. 그 뒤를 에너지 전환(40%), 탈세계화(36%)가 이었다.

누빈은 미국 교직원연금기금(TIAA) 산하 글로벌 투자 운용사다. 전 세계 32개국에서 사업을 진행하며 1조 4000억 달러(한화 약 2060조원)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누빈은 매년 코어데이터와 손잡고 전 세계 800여곳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같은 트렌드는 실제 투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체 기관투자자의 96%가 AI 관련 기회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주요 투자 분야는 ▷클라우드 인프라 ▷컴퓨팅 파워 및 반도체 ▷AI 모델과 소프트웨어 개발 ▷에너지 생산 분야로 조사됐다. 특히 AI 투자를 진행 중인 기관투자자의 39%는 에너지 생산 및 인프라를 가장 큰 투자 기회로 인식했다.

설문에 참여한 한국 기관의 75%는 AI가 향후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응답했다. 또 컴퓨팅 파워 및 반도체(58%)를 가장 유망한 AI 투자 기회로 꼽았다. 해리엇 스틸(사진) 누빈 기관 담당 글로벌 대표는 “지난 1년간 AI에 대한 투자 접근 방식이 한층 정교해진 것이 달라진 점”이라며 “AI 확산을 뒷받침할 에너지 생산 및 송전 인프라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와 기후 역시 투자 포트폴리오에 반영됐다. 응답자의 64%는 향후 급격한 에너지 수요 증가가 예상돼 청정에너지 투자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 기관투자자들은 ESG와 기후 리스크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인식을 보였다. 한국 기관의 65%는 투자 의사 결정 과정에서 ESG 요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탈세계화 또한 포트폴리오 조정 요인 중 하나였다. 전체 기관투자자의 91%가 무역·관세·지정학적 리스크로 지난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44%는 무역 및 관세 조치가 장기적으로 투자 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응답자의 58%는 향후 10년간 미국 자본시장의 지배력이 약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섹터별로 자산을 재배분한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주로 ▷AI 관련 기술 ▷대체 크레딧 및 사모 주식 ▷암호화폐·블록체인·디지털 자산 ▷에너지 ▷사이버 보안 ▷헬스케어 등을 주요 확대 대상 분야로 꼽았다. 대체·사모 투자에 대한 자산 배분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한 기관투자자는 81%에 달했다. 이 가운데 절반은 포트폴리오 내 사모시장 비중을 5~15% 포인트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한국 기관투자자들은 사모시장, 특히 사모 크레딧 분야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0%가 이미 대체·사모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조사 대상 지역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스틸 대표는 “기관투자자들은 “AI 인프라와 에너지 생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불확실한 무역 환경에 대응해 지역별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재조정하고 사모시장 자산배분을 크게 늘리는 등 포트폴리오를 선제적으로 재편하고 있다”고 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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