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전쟁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달랐다…“경영성과급, 퇴직금 반영 안 돼” 왜? [세상&]

1·2심 사측 승소…대법, 판결 확정
삼성전자와 달랐다…이유는 두 가지


경기도 이천시 소재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SK하이닉스가 지급한 경영성과급은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퇴직금 산정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난달 삼성전자 퇴직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소송 상고심에선 성과급 중 ‘목표인센티브’가 임금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나왔지만, 이 사건은 인정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사안과 달리 SK하이닉스 사안의 경우 취업규칙, 단체협약, 노동관행 등에 의해 회사가 경영성과급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했다고 보기 어렵고, SK하이닉스가 지급한 경영성과급 중 영업이익에 따른 경영성과급은 근로자들의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또는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이 근로자 측 패소 판결을 확정하면서 SK하이닉스는 추가 인건비 부담을 덜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SK하이닉스 퇴직 근로자 2명이 2019년에 제기한 퇴직금 청구소송에서 12일 근로자 측 패소로 판결한 원심(2심)을 확정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EVA(기업이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부가가치) 여부 등 근로자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경영성과급은 근로 대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경영상황의 변동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가 일정 액수 또는 비율의 경영성과급을 계속해 지급할 의사가 있었거나 단체협약에 의해 경영성과급을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SK하이닉스의 경영성과급은 EVA에 해당하는 금원을 재원으로 한다”며 “이는 근로제공 뿐 아니라 SK하이닉스의 자본 및 지출 규모, 비용 관리,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다른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다”고 했다.

이어 “경영성과급의 실제 지급률은 연봉의 0%에서 50%에 이르기까지 큰 폭으로 변동됐다”며 “ 근로자들이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이 위와같이 평가될 정도로 크게 달랐다고 볼 사정이 없다”고 했다.

대법원도 SK하이닉스가 장기간 노동조합과 노사합의를 통해 지급기준을 정한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2001년, 2009년엔 지급 여부에 관한 노사합의 자체가 없었다”며 “일부 직원은 노사합의 적용 대상이 아니었는데도 SK하이닉스가 재량으로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가 연도별로 한 노사합의는 효력이 당해 연도에 한정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 경영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이 사건 경영성과급에 관한 노사합의를 거절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영업이익 또는 EVA 발생 여부 등 근로자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경영성과를 지급기준으로 한 경영성과급은 근로 대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 퇴직 근로자들이 낸 퇴직금 소송에서 지난달 대법원은 삼성전자의 성과급 중 ‘목표 인센티브’를 임금으로 인정하고 퇴직금 산정시 반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삼성전자 사안이 SK하이닉스 사안과 다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삼성전자의 목표 인센티브는 SK하이닉스의 성과급과 달리 EVA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점, 취업규칙에 지급기준이 미리 정해져 있었던 점 등이 고려돼 임금성이 인정됐다.

지난달 29일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삼성전자의 목표인센티브는 지급 규모가 사전에 어느 정도 확정된 고정적 금원”이라며 “지급 기준인 평가 항목의 기능과 목적, 내용, 평가방식을 고려했을 때 그렇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목표 인센티브는 경영 성과의 사후적 분배가 아니라 근로성과의 사후적 정산에 더 가깝다”며 “취업규칙에 지급기준이 미리 정해져 있고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성과급이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퇴직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퇴직금은 1년 근속마다 30일치 평균임금(퇴직 전 3개월 간 받은 임금)으로 계산된다. 성과급이 평균임금에 포함되면 자연스레 기업이 지급해야 할 퇴직금도 크게 늘어난다.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SK하이닉스 퇴직자들은 1997년 입사한 생산직 직원 A씨와 1994년 입사한 기술사무직 직원 B씨다. 이들은 2016년 퇴사하며 받은 퇴직금에 경영성과급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차액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A씨는 추가로 약 4700만원, B씨는 약 5600만원을 각각 주장했다.

앞서 1심과 2심은 “성과급을 근로 제공의 대가로 볼 수 없다”다“며 사측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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