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거래소 지분제한 ‘차등적용’ 협상안 부상 [크립토360]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 막판 조율 국면
당국, 대주주 15~20% 지분 제한 재확인
거래소 규모별 ‘차등 적용’ 막판 타협점 부상


[헤럴드DB]


[헤럴드경제=유혜림·유동현 기자]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논의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핵심 쟁점인 대주주 지분 제한을 둘러싼 막판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분 규제 도입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 반발을 고려해 거래소 규모별 차등 적용 방안을 조율 카드로 거론하는 분위기로 파악된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5대 가상자산 거래소와 약 1시간30분 동안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했다. 오경석 두나무(업비트) 대표이사, 이재원 빗썸 대표이사, 차명훈 코인원 공동대표, 코빗·스트리미(고팍스) 임원 등이 참석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본격화된 이후 금융당국 주관으로 거래소 CEO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래소 CEO들은 간담회 종료 후 별다른 언급 없이 자리를 떠났다.

금융위원회는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국내 5대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및 한국은행과 23일 디지털자산기본법 긴급 간담회를 진행했다. 오경석(왼쪽) 두나무 대표와 진명구 코빗 대외정책본부장이 이날 간담회에 참석하는 모습. 유동현 기자


금융당국은 이날 간담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비롯한 거래소 관련 법안의 주요 취지를 설명하고 업계 의견을 청취했다. 특히 가상자산 거래소의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과 대주주 지분 제한의 기본 방향이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주주 지분을 어디까지 제한하는 구체적인 수치가 이날 자리에서 직접적으로 거론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제한 차등 적용 등 구체적인 방안은 법안 발의 후 시행령 등 하위 법령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당국은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창업주 및 주요 주주의 권한을 15~20% 수준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업계는 과도한 지분 규제가 신산업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대신 당국은 대주주 지분 제한 원칙을 유지하되, 막판 조율 카드로 거래소 규모에 따른 차등 적용 방안까지는 협상 가능하다는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가상자산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에 비례해 대주주 지분 제한 기준을 달리 두겠다는 것이다.

독과점 우려가 큰 대형 거래소에는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중소형 거래소에는 상대적으로 유연한 규제를 적용해 경쟁 환경을 유지하자는 취지인 것이다. 당국과 국회 논의 흐름을 종합하면, 가령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인 거래소에는 대주주 지분을 15~20%로 제한하고, 그 외 사업자에는 최대 30% 안팎까지 허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해당 절충안은 그간 금융당국이 국회와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규제 강도와 적용 방식에 대한 보완·절충안을 모색하며 검토해 온 방안 중 하나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발생한 ‘빗썸 60조원 오지급 사태’로 거래소 내부통제의 취약성과 지배구조 리스크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지배구조 규제 도입 논의에도 속도가 붙었다는 설명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차등 적용안이 확정될 경우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간 합병 유인이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형 사업자는 여전히 15~20% 수준의 지분 제한 규제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아, 합병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규제 완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시장 점유율은 60~80%대로 추산된다. 만약 대주주 지분을 15%로 제한하는 방안이 적용될 경우, 송치형 두나무 회장(지분율 25.52%)은 보유 지분 가운데 10%포인트 이상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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