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모델도 가격 오르고 있어”
AI 거품론 일축…“컴퓨팅 수요는 매출과 직결”
하반기 ‘베라 루빈’ AI칩 양산 출하 예정
삼성 이어 SK도 HBM4 퀄테스트 통과 임박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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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CES 2026 라이브에서 기조연설을 하던 중 AI 칩을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엔비디아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아 심지어 GPU(그래픽처리장치) 호퍼와 6년 된 암페어 기반 제품들조차 품절 상태다.” (젠슨 황)
분기 뿐 아니라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한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시간)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에이전트형 AI(인공지능)의 변곡점을 맞이하면서 컴퓨팅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exponentially) 늘고 있다”며 “컴퓨팅 수요는 곧 성장과 매출로 직결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3% 오른 681억3000만달러(약 98조원)을 기록하며 컨센서스(659억1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연간 매출액도 전년 대비 65% 오른 2159억 달러(약 312조원)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4분기 매출 대부분(623억달러)은 AI 칩 등을 포함한 데이터센터에서 나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폭발적인 컴퓨팅 수요로 HBM2·HBM2E가 탑재된 6년 전 출시된 GPU 아키텍처 암페어, 4년 전 출시된 HBM3·HBM3E가 탑재된 GPU 아키텍처 호퍼까지 없어서 못 팔고, 심지어는 가격이 오르고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수요는 엔비디아의 최신 AI칩인 ‘베라 루빈’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황 CEO는 “이번주 초 고객에게 첫 번째 베라 루빈 샘플을 출하했으며, 하반기에 양산 출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 CEO는 또한 “하반기에 시작될 베라 루빈 칩의 초기 램프업(생산량 확대)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일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강력한 수요와 관심에 대해서는 혼동의 여지가 없다”며 “거의 모든 고객이 베라 루빈 칩을 구매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클라우드 사업자)가 엔비디아의 칩을 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황 CEO가 언급한 것처럼 올 하반기 베라 루빈 칩을 고객에게 전달하려면 칩에 탑재되는 HBM(고대역폭메모리)는 최소한 4~6개월 전에 인증을 마쳐야 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세계 최초로 HBM4를 양산 출하했다고 밝히며 엔비디아에 가장 먼저 HBM을 공급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마이크론도 늦어도 2분기 내 퀄테스트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에 50%대 중반, 삼성전자에 20% 중반, 마이크론은 20% 물량을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매년 전체 AI 인프라를 새로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며 “매 세대마다 와트당 성능과 달러당 성능에서 곱절의 도약을 제공할 것을 약속한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차세대 HBM 개발 일정 또한 이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HBM4E는 올해 중반 고객사에게 샘플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SK하이닉스는 올해부터 HBM4 16단과 HBM4E 8단·12단·16단을 순차 출시할 예정이며 2029년~2031년에는 HBM5·5E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컴퓨팅 수요가 급증할수록 메모리 공급자가 ‘슈퍼을’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엔비디아의 GPU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데이터를 공급하는 메모리 속도가 받쳐주지 못하면 전체 시스템 성능이 저하되는 ‘메모리 벽(Memory Wall)’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맥쿼리는 지난 25일 보고서에서 “AI 서비스가 학습을 넘어 추론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병목이 연산(칩)만이 아니라 메모리로 이동하고 있다”며 “메모리 공급 부족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