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데이 두 표정…고깃집 썰렁한데 마트는 북적

마포식당 “작년보다 매출 30% 줄어”
반값 할인 앞세운 마트 매출은 급증
한우·쌀·계란·과일 가격도 10%대 상승



“오늘이요? 오늘이 삼겹살데이구나.”

‘삼겹살데이’인 지난 3일 오후 7시쯤 찾은 서울 마포구 ‘마포갈매기골목’은 비교적 한산했다. 삼겹살데이는 통상 고깃집 매출이 많이 늘어나는 날이지만, 손님이 없어 빈 테이블만이 점포들을 지키고 있었다. 고물가와 경기 부진으로 인해 소비 위축이 여전히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이 골목에서 돼지고기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장사 상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되려 “오늘이 삼겹살데이냐”며 반문했다. 이어 “코로나19 전에는 삼겹살데이에 대기 줄이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가 많았는데, 요즘은 손님이 없다”며 “지난해와 비교해도 매출이 30% 줄어, 영업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마포 일대 고깃집들의 삼겹살 가격은 1인분(200g) 기준 1만7000원 안팎이다. 병당 4000~6000원가량인 주류까지 주문하면 비용 부담은 더 커진다. 이 때문인지 이날 매장에는 삼겹살 대신 김치찌개나 제육볶음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메뉴를 주문하는 손님들이 눈에 띄었다.

삼겹살 외식 물가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지역 삼겹살 200g 외식비는 2만1056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1월 외식 삼겹살 소비자물가지수는 124.10(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 올랐다.

인근 대형마트 축산 코너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같은날 오후 4시께 찾은 이마트 마포점은 삼겹살데이를 맞아 할인 행사가 진행되면서 소비자 발길이 이어졌다. 할인 행사 표시가 붙은 축산 매대에는 상품을 고르는 고객들로 붐볐다. 직원들은 비어가는 매대를 정리하며 물량을 채웠다. 이날 삼겹살을 구매한 마포구민 박모(58) 씨는 “물가가 올라 부담”이라며 “삼겹살 반값 할인 행사 소식에 찾았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은 삼겹살데이를 앞두고 대대적인 할인 행사에 나섰다. 이마트는 국내산 냉장 삼겹살·목심(100g)을 행사카드 결제 시 1290원에 판매했다. 롯데마트도 행사카드 결제 시 국내산 삼겹살(100g)을 1390원에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삼겹살데이 직전 일주일간(2월 24일~3월 2일) 전체 돼지고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이마트는 2월 26일부터 3월 2일까지 진행한 삼겹살·목심 행사 기간 삼겹살 전체 매출이 전년 동요일 대비 35.5% 신장했다.

먹거리 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외식을 자제하는 분위기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돼지 목살의 4일 기준 평균 소비자가격은 100g당 2442원으로 같은 기간 14.5% 올랐다. 비교적 저렴한 앞다리도 1548원으로 11.8% 올랐다.

한우 1+ 등급 안심은 100g당 1만5247원으로 1년 전보다 상승했다. 닭고기(육계)는 ㎏당 6263원으로 11.1% 올랐다. 계란 특란 한 판(30개)은 6852원으로 5.9% 상승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확산한 영향이다. 한우 가격 상승은 사육 마릿수 감소에 기인했다.

쌀값도 상승세다. 평균 소매가격은 20㎏당 6만3000원 이상으로, 작년보다 15% 올랐다. 채소·과일류도 마찬가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에 따르면 시금치는 4일 기준 평균 소매가격이 100g당 1060원으로 작년보다 11% 비싸다. 바나나 가격은 100g에 346원으로 전년보다 16.5% 올랐다.

박연수·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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