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가려면 40만원 더”…중동전쟁 고유가에 항공 유류할증료 3배 급등

대한항공 북미 노선 9만원대서 30만원대로 폭등
아시아나·진에어·이스타항공도 3배↑
러-우 전쟁 이후 최대 수준…4월부터 적용

 

16일 인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인천국제공항 활주로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중동 지역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와 환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항공업계 유류할증료가 크게 뛰었다. 주요 항공사들이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전달 대비 약 3배 수준으로 인상하면서 해외여행을 계획했던 소비자들의 경우 발권 시점에 따라 경제적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이스타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은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일제히 3배가량 인상했다.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조치로, 일부 장거리 노선의 경우 항공권 가격에 수십만원이 추가됐다.

대한항공은 인천~북미 노선 유류할증료를 기존 9만9000원에서 30만3000원으로 인상했다. 적용 노선은 대권거리 6500마일 이상의 ▷뉴욕 ▷댈러스 ▷보스턴 ▷시카고 ▷애틀랜타 ▷워싱턴 ▷토론토 등 북미 장거리 노선이다. 유류할증료는 왕복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뉴욕 여행을 계획할 경우 기존보다 40만8000원을 더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같은 흐름을 보였다. 5000마일 이상의 북미 및 유럽 노선 유류할증료를 기존 7만8600원에서 25만1900원으로 인상했다. 그 외 노선도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전달 대비 3배가량 인상했다.

단거리 노선을 주로 운영하는 저비용항공사(LCC)도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크게 올렸다. 진에어는 599마일 미만의 일본, 중국 노선 일부를 8달러(1만1900원)에서 25달러(3만7300원)로 인상했다. 이스타항공도 인천~후쿠오카, 부산~후쿠오카, 제주~상하이 등의 노선을 9달러(1만3400원)에서 29달러(4만3300원)으로 인상했다.

이번 유류할증료 인상은 국제 유가 급등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중동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유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에 따라 항공유 가격도 급격히 상승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이 빠르게 늘어난 상황이다.

4월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이 되는 기간은 2월16일부터 3월15일까지다. 이 기간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가격(MOPS)은 1갤런당 326.71센트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대비 약 60% 급등한 수치다.

항공사 유류할증료는 이 MOPS 가격에 따라 총 33단계로 구분돼 책정된다. 4월 유류할증료는 18단계 수준으로 결정됐다. 이는 이달 적용된 6단계(200~209센트)와 비교하면 무려 12단계나 급등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크게 뛰었던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시 국제 유가 급등으로 항공업계 유류할증료는 2022년 8월 22단계까지 올라간 바 있다.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항공권 발권 시기를 두고 고민이 커질 전망이다. 유류할증료는 항공권 발권일 기준으로 적용된다. 3월 안에 항공권을 발권할 경우 기존 낮은 유류할증료가 적용되며, 4월 이후 발권하면 인상된 할증료가 반영된다. 이에 따라 여행 일정이 동일하더라도 발권 시점에 따라 수십만원의 비용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최근 급격히 상승하면서 유류할증료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항공사 영업비용의 약 30%가 유류비인 만큼 유가 변동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정세에 따라 유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향후 유류할증료 역시 계속 변동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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