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동산 보유세, 다른 정책 안 통하면 검토…다양한 의견 듣는 중”

강남·용산 집값 조정 긍정신호…안정화는 아직
추경, 초과세수 활용…물가 영향도 제한적 판단
80조 조세지출도 정비, 비효율 감면·비과세 손질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9일 부동산 보유세 인상 여부와 관련해 “부동산 시장에 여러 가지 정책을 썼는데도 안정화가 안 될 때는 그때 가서 판단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다양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연합]


구 부총리는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공급 확대, 금융 혁신 등 다른 정책을 다 써도 안 될 경우 최후 수단으로 부동산 세제도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이재명 대통령 발언의 취지”라며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고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강남 3구와 용산 일대 집값 흐름에 대해서는 일부 조정 신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많이 올랐던 지역이 지금 빠지고 있는 것 자체는 부동산 시장에 좋은 시그널”이라면서도 “전체적으로 하향 안정화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급속한 하락을 원하는 게 아니라 안정적으로 이어지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2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과 관련해서는 재정 건전성과 물가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이번은 국채 발행이 아닌 초과 세수를 활용하는 것”면서 “한국은행 분석에서도 물가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공지능(AI) 대전환으로 반도체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4~5배 늘면서 세수가 많이 들어오고, 증시 활성화로 증권 거래세도 늘었다”며 “취약계층·피해 산업·청년 등에 돌려드려 위기를 극복하는 데 쓰겠다”고 밝혔다.

80조원 규모의 비과세·감면 등 조세지출 정비에도 나선다. 그는 “한시적으로 도입했어야 하는데 만성적으로 이어져 온 조세지출은 이번 기회에 폐지하겠다”면서 “정책 목적이나 환경이 달라졌는데 변화에 둔감한 분야도 우선적으로 손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타깃팅이 필요한 조세지출은 재정지출로 전환하고 상시 지원으로 굳어진 항목은 정상화하겠다”며 “전수조사를 거쳐 오는 7월 세법 개정 때 안을 마련해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고 설명했다.

유가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정책 여력을 시사했다. 그는 “유류세를 한꺼번에 다 인하하지 않고 여유를 남겨뒀다”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4월 추경이 편성 중이고 상황에 따라 관련 금액도 국회에서 검토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석유 최고가격제와 관련해서는 “중동 전쟁이 끝나 국제 유가가 안정화되면 시행하지 않아도 되는 시점이 올 것”이라면서도 “더 길어진다면 다른 정책 수단을 통해서라도 국민 부담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걸 막겠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 상승 시 차량 5부제를 민간까지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3단계(경계) 정도로 올라가야 한다”며 “민간에도 협조를 구하기 위해 부제를 도입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3단계에 이르면 (원유) 시장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고 그에 맞춰 소비도 줄여야 한다”며 현재 민간에 5부제 자율 참여를 요청하고 있지만 의무로 전환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향 조건에 대해선 “유가가 지금은 100∼110불 왔다 갔다 하는데 120∼130불 간다든지 여러 가지 종합적인 상황을 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나프타 수급 부족 문제에 대해 “현재 미국이 러시아 석유류 제품에 대한 수출 통제를 한 달간 풀어놓은 상황”이라며 “러시아든 다른 나라든 가능한 부분에서 물량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산 수입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 검토 중이고 일부 협의도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다.

환율과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외부 충격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그는 “중동 전쟁에 따른 일시적 외부 충격이 반영된 것”이라며 “외환보유액이 4200억달러 이상이고 대외 순자산도 약 9000억달러 수준이어서 당장 국민들이 걱정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 충격이 안정화되면 어느 정도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에 대해서는 “편입 비중은 약 1.9%로, 500억~6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오는 11월까지 순차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 자금이 국내 채권시장에 유입되면 국채 금리가 내려가고, 기업 자금 조달 비용도 낮아져 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기대된다”며 “달러 공급 확대로 환율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에너지 분야가 되지 않을까 보고 있는데 아직 결정된 건 없다”며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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