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으로 자잿값·운송비 상방 압력↑
선별 수주 기조 심화…정비사업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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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중동전쟁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1530원을 돌파한 가운데, 고환율·고유가·고금리라는 대외적 악재를 마주한 건설업계의 원가관리 부담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건설경기 침체로 보수적 입찰 및 수익성 중심 전략으로 원가율을 관리해오던 상황 속 전쟁으로 인한 자잿값, 물류운송비 상승이 현실화되며 역마진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현재도 뚜렷한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및 수의계약 위주의 사업 추진 기조가 심화돼 신규 주택 정비사업 동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권 대형건설사 7곳(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포스코이앤씨·IPARK현대산업개발)의 지난해 평균 매출원가율은 90.4%로 집계됐다. 매출원가율은 매출액 대비 공사비, 자재비, 인건비 등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7곳의 평균 매출원가율 3개년 추이를 보면 2023년 92.6%→2024년 91.5%→2025년 90.4%로 소폭 개선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90%대 수치다. 지난해 기준으로 80%대까지 낮춘 건설사도 있지만 90% 후반대까지 오른 곳도 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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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의 매출원가율이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건 최근 몇년간 누적된 인건비·원자잿값 상승세 때문이다. 고물가 기조 속 철근, 콘크리트, 시멘트 등 건설현장 주요 자재 가격이 오른 데다 인력난에 따른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 인상폭이 커진 영향이다.
이런 상황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장기화되며 고환율, 고유가까지 맞물려 건설업계의 원가 상방압력이 커지고 있다. 환율이 높아질수록 철근, 시멘트, 유연탄 등 수입의존도가 높은 자잿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기름값이 오르면 건설중장비 운용, 자재 운송비 등 현장원가에 반영된다. 실제 원유 가격 급등으로 건설자재 전반에 쓰이는 핵심 화학원료인 나프타 수급 부족이 현실화되며 페인트, 단열재, 방수재, 도배지 등 마감자재 가격 인상이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기술·관리연구실장은 “국내 건설사업은 많은 부분을 수입해서 가공해 활용하기 때문에 환율이 올라가면 원가 상승과 공사비 압박에 분명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며 “고환율이 장기화되면 해외사업 중심으로 하는 곳들은 일부 달러 환차익이 발생할 수 있지만 사업장마다 현지통화로 계약하는 경우도 있어 국내 건설경기엔 득보다 실이 많은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고환율·고유가 환경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운 변수라는 점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전날 발표한 ‘달러·원 환율 변동 요인과 향후 여건 점검’ 보고서는 중동전쟁이 전면 확산하고 호르무주 해협 통제가 3개월 이상 이어지는 최악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3~6개월 동안 1500원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체 보유 원재료는 4월 중순이면 크게 소진될 것”이라며 “철근을 제외한 대부분의 건축자재가 화학제품을 필요로 하는 만큼 자재 수급 차질과 공기 지연 문제가 2분기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외리스크가 장기화되는 상황에 건설업계의 선별 수주 기조는 더욱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또한 수주 과정에서 각종 비용이 발생하는 ‘출혈경쟁’보단 수의계약 중심의 정비사업 구조가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중견건설사 정비사업 관계자는 “지난해 전방위적인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수익성 회복의 기반을 다져왔지만 철강재·레미콘·경유 등 핵심 투입 비용이 오르면서 원가율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며 “신규 착공과 추가 수주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 또한 “원가관리 핵심은 사업기간을 단축하는 것”이라며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는 수익성 높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 기조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수의계약으로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 앞으로 이런 계약 구조가 더 보편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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