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꺼져도 냉장 가능” 기름먹는 하마, 냉장탑차…‘얼음’으로 주행거리 늘린다

- 식품硏, 얼음 냉각 에너지원 활용기술 개발


냉장운송차량(AI 생성 이미지).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기름 대신 얼음을 에너지원으로 활용, 이산화탄소를 없애고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식품연구원은 기름과 같은 화석연료 소비 없이 냉장이 가능한 이동식 냉각시스템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장치는 냉장운송차량에서 디젤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냉장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특히 전기 냉장운송차량에서도 별도의 배터리 소모 없이도 냉장이 가능, 주행거리 감소 문제를 일거에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화석연료(디젤 또는 LPG)로 구동되는 냉장탑차는 냉각장치 운영을 위해 상당한 연료를 소비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전체 연료 소비량의 약 15~25%가 냉각장치에 사용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 안재환 박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얼음을 냉각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직접접촉식 냉각 방식으로, 얼음과 공기가 직접 접촉하며 열을 교환하는 구조다.

냉각(열)에너지는 전기에너지와 달리 다양한 물질에 저장이 가능하며, 특히 물과 얼음은 높은 융해열을 갖는 효율적인 냉각 에너지원이다. 다만 물은 열전도도가 낮아 열교환 효율이 제한되는 한계가 있다.

한국식품연구원이 개발한 이동식 냉각시스템 차량 내부 개념도.[한국식품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에너지 저장과 방출 과정을 분리하고, 방출 단계에만 직접접촉 방식을 적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저장물질과 공기가 직접 접촉해 열을 교환할 수 있어, 별도의 열교환기 없이도 높은 열전달 성능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8시간 이상 안정적인 냉장 유지가 가능하며, 얼음도 5분 이내에 공급할 수 있다. 또한 적은 양의 저장물질로도 높은 냉각 성능을 구현해 차량 내부를 효율적으로 냉각할 수 있다. 주행 중은 물론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도 냉장 기능을 유지하며, 차량에 쉽게 설치 및 탈거가 가능한 이동식 구조로 활용성이 높다.

안재환 박사는 “이번 장치 개발은 국내외 식품의 친환경 냉장운송 실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플라이드 에너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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