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류코인 ‘기관지갑’에 넣어 관리

공공분야 가상자산 관리 전면 개편
기관지갑 이전·콜드월렛, 2인 분산 의무
다중서명·접근통제 도입, 유출사고 차단

공공 공사 현장, 원자재 급등 대응 위해
계약체결일 90일내라도 계약금 조정 가능


구윤철(왼쪽 세 번째)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정부가 공공부문 가상자산 유출 사고를 계기로 취득에서부터 보관, 점검, 사후 대응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관리체계를 도입한다. 공공기관이 압수·보관하는 가상자산은 기관 명의 지갑으로 즉시 이전되며, 콜드월렛 보관과 다중서명 체계 등 강화된 보안 기준이 적용된다. <헤럴드경제 3월 11일자 8면 참조>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공공분야 가상자산 보유·관리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구 부총리는 “디지털 전환 속에서 가상자산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공공부문이 보유한 가상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보안 리스크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정부가 보유한 가상자산은 지난 6일 기준 약 780억원 규모로 대부분 수사·징세 과정에서 압수·압류한 자산이다. 기관별로는 국세청 521억원, 검찰청 234억원, 경찰청 22억원, 관세청 3억원이다. 이들 자산은 몰수·매각 등 최종 처분이 이뤄지기 전이거나 수령 직후 현금화 전 일시 보관 중인 금액이다.

공공기관은 적십자사와 서울대병원 등에서 3억6000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방정부는 계정만 보유하고 실제 자산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의 가상자산 보유가 늘며 정부의 취득 규모도 급증하는 추세다. 가상자산 강제징수액은 2022년 6억원에서 2025년 639억원으로 100배 이상 뛰었다.

하지만 관리 기준이 미흡해 유출 사고가 반복됐다. 지난해 검찰의 대규모 탈취 사고와 경찰의 압류 자산 분실, 국세청 복구구문 유출 등 가상자산 유출 사례가 잇따랐다.

이에 정부는 취득부터 사후 대응까지 전 단계에 걸친 관리 시스템을 가동하기로 했다.

우선 개인 지갑 등으로부터 압수·압류한 가상자산은 현장에서 즉시 기관 명의 지갑으로 전송돼 보관해야 한다. 기관지갑은 인터넷 연결이 차단된 콜드월렛 방식으로 관리해 해킹 등 사이버보안 위협에 따른 가상자산 유출을 방지하고, 개인키와 복구구문 등 중요 정보는 2인 이상이 분할 보관하도록 의무화했다.

필요 시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 보관도 허용된다. 수탁기관은 보안성·재무건전성 등을 기준으로 선정하며, 자산 분리 보관과 콜드월렛, 다중서명 체계를 적용해 승인 없이는 자산 이동이 불가능하도록 했다. 위탁하더라도 실사 점검과 거래내역 확인 등 관리 책임은 공공기관이 유지한다.

관리·점검 단계에서는 기관이 보유한 가상자산에 대한 접근권한을 엄격히 통제하고, 위탁 보관 자산에 대해서도 주기적인 점검을 의무화했다. 구체적으로 금고·도어락·CCTV 등 물리적 통제장치를 설치하고, 출입권한 목록을 정기적으로 검토·갱신하는 한편 출입 내역도 주기적으로 점검·보고하도록 했다.

유출 사고 발생 시에는 즉시 자산을 다른 지갑으로 이전하고 계정을 동결한다. 외부 해킹 등이 확인되면 국정원, 경찰청, 한국인터넷진흥원에 통보하고 재정경제부와 행정안전부에 보고하도록 했다. 규정 위반 시 형사 고발 등 책임도 묻는다.

또 기관별 전담조직을 지정하고 교육과 모의훈련을 의무화한다. 정부는 가이드라인을 전 공공부문에 적용하고, 향후 가상자산을 국유재산에 포함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날 중동전쟁에 따른 원자재·물류비 급등으로 부담이 커진 공공 공사·용역 현장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계약법상 계약 조정 요건을 완화하는 ‘중동전쟁 관련 공공계약 지원 조치’도 함께 발표했다.

우선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계약금액 조정이 필요할 경우, 계약체결일 또는 직전 조정 기준일부터 90일 이내라도 계약 금액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조달청을 중심으로 가격 변동성이 큰 유류·나프타 관련 자재는 주별 관리하고, 공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철강재·석고보드·목재·밸브 등 주요 자재는 월별 관리하기로 했다.

공사계약의 경우, 아스콘 등 특정 자재 가격 급등 시 ‘단품 물가 변동 조정제도’를 활용해 해당 자재의 계약 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 또 원자재 수급 차질로 계약 이행이 지연될 경우 납품 기한을 연장하고, 지체상금을 면제해 사업자의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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