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30평대 살고 연소득 5억…신흥부자 ‘K-에밀리’가 뜬다

하나금융硏 ‘2026 웰스 리포트’ ‘직장인 부자’ K-에밀리 급부상 종잣돈 8.5억원 예적금으로 모아 금은·개인투자조합 등 투자 다변화 자산, 저축성 54%-투자 46% 배분 해외투자, 일반부자보다 1.2배 많아

 

 

최근 10년 사이 기존 부자와는 다른 방식으로 자산을 축적하는 ‘새로운 부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고소득 전문직이나 상속 중심의 전통적 부자와 달리 금융투자를 기반으로 부를 쌓아가는 평범한 직장인 중심의 이른바 ‘K-EMILLI (K-에밀리)’ 계층이다. 이들은 부동산보다 금융투자를 선호하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빠르게 포착해 실행하는 데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新부자, 서울 자가에 대기업 김부장=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15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6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를 발간했다. 발간 시작 18년째인 올해는 최근 10년 이내 부자 반열에 오른 50대 이하 자산가를 ‘K-에밀리(Korea Everywhere Millionaires)’로 명명하고, 이들의 부 형성 과정과 투자 철학을 부자 전체 집단과 비교 분석했다. 부자의 기준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기준으로 살펴봤다.

K-에밀리의 가장 큰 특징은 어디서든 볼 수 있다는 ‘평범함’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K-에밀리의 평균 연령은 51세이며 일반부자에 비해 회사원과 공무원 비중(30%)이 2배 가량 높다. 전문직이나 기업 대표가 아닌 샐러리맨이 많은 게 특징이다. 다수는 서울에 거주하지만 일반부자에 비해 경기·인천의 수도권 거주자도 많은 편이다. 또 이들 중 44%는 30평형대 이하 소위 ‘국민평형’ 아파트에 산다.

겉모습은 평범하지만 이들의 경제력은 결코 가볍지 않다. K-에밀리 가구의 총소득은 연평균 5억원에 달한다. 연간 근로소득은 평균 2억4000만원 수준이며 70%는 3000만원 이상의 재산소득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40%는 사업소득까지 챙긴다. 가구 총소득은 전문직이나 기업 대표(7억~8억원)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일반 부자 대비 소득 활동 비율이 높고 월소득 역시 약 1.1배 더 많다.

하나금융연구소는 “K-에밀리의 총자산은 60억원대로 일반부자(70억 원대)보다 적지만 쉽게 넘보기 힘든 수준”이라며 “부자가 된 시점이 최근일수록 근로·재산소득 외 다양한 소득원을 확보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라고 주목했다. 또 “10명 중 4명은 대학원 졸업 이상의 고학력자로 높은 소득 활동을 통해 향후 자산 축적 가능성이 높은 엘리트 집단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예적금으로 종잣돈, 투자로 증식=이들이 부를 형성한 공식은 단순하지만 치열하다. 먼저 종잣돈(평균 8억5000만원)을 모을 때는 예적금(1위·43%)을 적극 활용한다. K-에밀리 절반은 상속·증여를 받았어도 72%는 “온전한 또는 상당부분 내 노력으로 부를 일군 결과”라고 응답했다. 실제 부를 형성하는 기여 요인을 묻는 말에 자기계발을 통한 소득 인상(44%)과 주식 등 금융투자 수익(36%)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과거와 달리 예·적금 활용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금·은·예술품 등 현물자산이나 절세형 금융상품, 개인투자조합·스타트업·벤처기업 투자 등으로 투자 방식이 다변화되는 추세다. 자산 증식에 대한 인식 역시 금융투자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K-에밀리의 48%는 ‘부동산보다 금융투자가 더 효율적’이라고 응답해 일반 부자(43%)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특히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등 금융투자에 무게를 두고 자산 증식에 나서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들의 금융자산은 저축성 자산 54%, 투자성 자산 46%로 구성돼 있으며, 투자자산 비중은 일반 부자보다 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주식의 경우, 해외주식 비중은 30%로 일반 부자(24%) 대비 약 1.2배 높았고, 실물자산과 가상자산 등 대체투자 비중 역시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레버리지 활용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필요 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인식이 일반 부자 대비 약 두 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투자 방식은 다양해졌지만 자산가들의 근본적인 투자 철학은 여전히 부동산에 기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PB들은 부동산 선호가 단기간에 약화되기보다 시장 타이밍을 기다리는 전략적 선택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K-에밀리는 자신의 투자 역량에 대한 자신감도 높은 편이다. 이들 5명 중 1명은 투자 판단을 ‘거의 전적으로 본인의 의견’에 따라 내린다고 응답했다. 과거 자산가들이 금융기관 PB를 주요 정보 창구로 활용했다면, K-에밀리는 투자 인플루언서나 관련 도서, AI 서비스 등 개인 중심 채널을 활용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K-에밀리는 알뜰한 살림꾼이기도 하다. 소득의 48%를 저축과 투자에 할애하고 5%는 대출금 상환에 쓴다. 소비 비율(47%)도 일반 부자(53%)보다 낮은 편이다. 지출할 때도 10명 중 7명은 ‘가격 대비 품질을 고려한 합리적 소비를 한다’고 답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K-에밀리는 지출을 절제하며 소득을 늘리고, 유망 분야를 충분히 학습·이해한 뒤 집중 투자하는 방식으로 일반인도 부자 반열에 오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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