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걷다가 발목 다쳐 수술 받은 시민에 소송 건 청주시

청주 무심천변 인도서 미끄러진 70대
시에 배상 여부 묻자 도리어 송장 날아와
법원 “시가 치료비 등 490여만원 지급하라”


청주지법.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인도를 걷다가 발목을 크게 다친 시민에게 소관 지방자치단체가 소송을 걸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6일 청주지방법원과 청주시, KBS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안전 관리를 요청하며 배상을 요구한 70대 A 씨를 상대로 청주시가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법원은 시민 편을 들었다. 재판부는 청주시가 치료비와 위자료까지 모두 490여만 원을 A 씨에게 지급하라고 최근 판결했다.

사건은 이랬다.

지난해 5월 청주시 청원구 무심천변의 인도를 걷던 A 씨는 미끄러져 다쳤다. 인도는 나지막한 경사에 페인트칠까지 돼 있었다. 당시 비까지 내리면서 노면이 젖은 상태에서 A 씨는 미끄러져 발목을 크게 다쳤다. 결국 수술까지 받았고, 300만 원이 넘는 병원비를 지출해야 했다.

억울했던 A 씨는 청주시에 인도 안전 관리 부실을 제기하며 배상이 가능한지를 물었다.

그러나 시로부터 날아온 것은 사과가 아닌 A 씨가 피고로 적힌 소장이었다. 미끄러짐 사고는 A 씨의 부주의 탓이고, 청주시는 관리 부실의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한 것이었다. 이에 A 씨도 손해배상 반소를 제기해 시와 법정 다툼을 벌였다.

최근 재판부는 청주시가 배상하라고 판결하면서 “청주시의 관리상 하자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인정되지만,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고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사고 이후에도 시는 미끄럼 방지 시설 설치 등 추가 조치 없이 주의를 당부하는 현수막만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청주시 청원구 관계자는 KBS에 “소송은 영조물 배상 책임 보험사 의견을 따른 것이고, 해당 인도는 도로 설계 기준에 맞춰 설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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