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홈플익스로 ‘마지막 퍼즐’…김홍국 큰그림 통할까

하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우협 선정
한숨 돌린 홈플러스, 메리츠 설득 관건

하림, 식품-유통 시너지 기대…접점 확대
김홍국 베팅 주목…SSM 업황 부진은 과제


홈플러스 슈퍼마켓 사업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하림그룹이 선정됐다. 사진은 22일 오전 서울 도심 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의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하림그룹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자로 등판했다. SSM(기업형슈퍼마켓)이란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확보해 식품·유통 시너지를 발휘하겠다는 목표다. 잇딴 M&A(인수·합병)를 통해 하림을 재계 30위로 키워낸 김홍국 회장의 승부수가 이번에도 통할 지 주목된다.

하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새 주인 되나


22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전날 마감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공개입찰 결과 우선협상대상자에 하림그룹 계열사 NS홈쇼핑이 선정됐다. 최종 인수가격은 향후 세부 내용에 대한 협상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다만 홈플러스와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당초 기대했던 3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해졌다.

NS홈쇼핑은 하림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한 계열사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51억원이다. 단기금융상품 820억원까지 합치면 당장 끌어올 수 있는 현금은 1371억원이다. 1년 전(510억원)보다 2.6배 이상 급증한 규모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를 염두에 두고 현금 곳간을 채웠을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하림지주의 현금성 자산이 1조4593억원으로 자금 동원에는 문제가 없다.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의 일환으로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을 추진하던 홈플러스는 한숨 돌리게 됐다. 2000억~3000억원에 달하는 매각대금이 들어오면 재무 부담을 덜 수 있어서다. MBK는 지난달 홈플러스 긴급운영자금 1000억원을 투입했지만, 납품 차질로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현금 흐름이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태였다.

홈플러스는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 인가 전 M&A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어 다음 달 4일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을 앞두고, 익스프레스 매각을 담은 회생계획안 수정안으로 채권자들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의 마음을 돌리는 게 관건이다. 메리츠 내부에서는 회생안 연장보다는 청산이 낫다는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조속히 세부 내용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 짓고, 본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 매각 추진 일지


식품-유통 시너지 기대…퀵커머스 강점도


하림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로 얻을 수 있는 건 식품-유통 시너지다. 하림은 신선식품, HMR(가정간편식) 제조에 강점이 있다. 기존 육계·육가공 사업뿐 아니라 HMR로 식품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HMR 브랜드별 제품군은 지난해 말 현재 더미식 172개, 푸디버디 76개, 멜팅피스 13개 등으로 확대됐다.

특히 HMR 등 식품 사업을 주도하는 하림산업은 2021년부터 더미식 브랜드를 중심으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시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 확대를 위해 대형마트, 슈퍼마켓, 백화점 등을 담당하는 매스오프라인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지난해 판매 채널별 비중을 보면 매스오프라인 45%, 온라인 37%, B2B(기업간거래) 17%, 특판영업 1%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하림의 유통 계열사는 홈쇼핑 채널인 NS홈쇼핑 뿐이다. 이커머스 플랫폼 ‘글라이드’를 운영하는 자회사 ㈜글라이드가 있었지만, 지난해 12월 말 임시주주총회에서 해산이 결정됐다. 반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전국에 290여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하림에 아쉬웠던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채워줄 수 있다. 또 매장 대부분이 수도권·광역시에 있어 퀵커머스 거점으로 활용하기도 유리하다.

NS홈쇼핑은 “이번 인수 참여는 당사가 보유한 식품 전문성과 유통 역량을 기반으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TV홈쇼핑, T커머스(데이터홈쇼핑), 온라인·모바일몰 등 기존 사업과 더불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전국 오프라인 매장 네트워크를 연계함으로써 신선식품 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고객 접점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북 익산에 있는 하림의 식품 공장 퍼스트키친 [하림 제공]


‘M&A 승부사’ 김홍국, 이번 베팅도 통하나


시장에서는 김홍국 하림지주 회장의 ‘M&A 승부사’ 기질이 또다시 발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회장은 천하제일사료(2001년), 선진(2007년), 팜스코(2008년), 미국 닭고기 업체 앨런패밀리푸드(2011년)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축산 분야의 수직 계열화를 이뤄냈다. 2015년에는 해운사 팬오션을 1조원에 인수하며 재계 순위를 단숨에 30위로 끌어올렸다. 현재 하림그룹의 자산총액은 20조원에 이른다.

이번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는 곡물-사료-축산-가공-유통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완성할 마지막 퍼즐로 주목받고 있다. 하림은 지난달 공개한 IR(기업설명회) 자료에서 유통·신규사업 부문에서 업계 1위 수익성을 시현할 미래 성장동력 준비를 위해 적극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NS홈쇼핑은 송출수수료 부담 등 홈쇼핑 채널의 한계로 최근 수익성이 둔화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21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과제도 남아있다. SSM을 포함한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업황이 밝지만은 않아서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SSM 4개사(GS더프레시·홈플러스 익스프레스·롯데슈퍼·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최근 3개월 연속 매출이 감소세를 보였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은 지난해 12월 -1.3%, 올해 1월 -4.4%, 2월 -0.4%를 기록했다. 유통 업태별 매출 비중도 2021년 2.7%에서 올 2월 2.0%로 축소됐다.

NS홈쇼핑은 “인수가 성사될 경우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엔에스쇼핑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온오프라인 통합 기반의 옴니채널 경쟁력을 만들어 ‘고객의 가치를 혁신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 슈퍼마켓 사업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하림그룹이 선정됐다. 사진은 22일 오전 서울 도심 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의 모습. 임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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