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권 행사범위 벗어난 ‘월권’ 비판
주주운동본부 맞불 집회…혼란 우려
힉계 “노조도 기회비용 치러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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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4·23 투쟁 결의대회 모습. 평택=윤창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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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이 총파업 첫 날인 다음달 21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 집회와 사업장 점거를 예고하면서 반도체 공급망은 물론 대외 신뢰도 전반에 적지 않은 충격을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지난 24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5월 21일 오후 1시 이재용 회장 자택 앞 집회’ 계획을 신고했다.
집회 신고인원은 약 50여명이지만 노조는 “약 500여명이 기자회견 형식으로 집회를 연 뒤 각 사업장으로 흩어져 바로 점거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점거 인원 외 나머지 인원은 사업장을 비우는 식으로 총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초기업노조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회장님에게 대화를 촉구했지만 아직 응답이 없다. 노사관계가 파국으로 가고 있는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한다”며 이 회장 자택 앞 집회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지난 2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가진 결의대회 이후 교섭 재개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회장도) 파행적 노사관계의 책임이 있다. 회장님이 직접 밖으로 나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삼성전자 노조 활동에 반대하는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역시 같은 날 오전 이 회장 자택 앞에서 맞불 성격의 집회를 벌이겠다고 경찰에 신고해 일대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운동본부의 맞불 집회는 삼성전자 노조 파업으로 국가 반도체 경쟁력과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주운동본부는 이와 관련 “성과급 40조 요구와 세계최고 반도체 공장 폐쇄가 현실화 된 상황에서 더 이상 삼성전자 500만 주주는 방관하거나 지켜볼수만 없는 ‘백척간두’에 서게 됐다”며 “삼성전자 공장 전면 가동중지는 회복할 수 없는 금전적, 산업적, 국가적 그리고 주주적 손실을 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운동본부는 또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법원에 제출한 가처분 신청 심문 기일에도 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열 계획이다. 주주운동본부는 이에 대해 “더 이상 경영자에게만, 근로자에게만, 정부에게만 삼성을 맡겨둘 수 없으며 이제는 주주들의 혼연의 한마음으로 삼성의 자산, 가치, 미래를 보호하고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계와 학계에선 삼성전자 노조의 쟁의 활동을 두고 개인의 사적 공간까지 투쟁의 무대로 활용하는 것은 정당한 노동권 행사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라는 비판과 함께 수십 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23일 열린 안민정책포럼 세미나에서 삼성전자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은 1분당 수십억원, 하루에 1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부문에서만 영업이익이 최대 10조원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송 교수는 구체적으로 ▷신뢰 자산의 소멸 ▷전환 비용에 따른 영구적 시장 상실 ▷투자 지연에 따른 기회비용의 상실 ▷인적 자본 이탈과 사기 저하 ▷국가 리스크 상승 등 보이지 않는 비용이 치명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송 교수는 “파업으로 생산라인이 멈추고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면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TSMC 등 대체 공급선 검토에 나설 수 있다”며 “공정 검증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한 번 이탈한 고객은 다시 돌아오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AMD는 공급망 회복 탄력성을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평가 항목으로 반영하고 있고, 엔비디아는 분기·반기 단위 공급업체 평가 결과를 물량 배분에 직접 반영한다. 주요 고객사들이 이처럼 공급 안정성을 엄격히 따지기 때문에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곧바로 글로벌 선도 지위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그러면서 “반도체 기술은 1~2년만 뒤처져도 경쟁력을 잃는다”면서 “엔비디아, TSMC, 인텔이 사활을 건 AI 반도체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에 내부 갈등 수습에 역량을 소모하는 것 자체가 막대한 기회비용이며, 결국 노조도 이 비용을 고스란히 치러야 한다”고 경고했다.
박지영·김도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