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투자 하기 힘드네’ 좀처럼 보기 힘든 IPO, 2분기도 찬바람 불 듯 [투자360]

[챗GPT 제공]


[헤럴드경제=송하준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부진을 겪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유동성은 넘치고 있지만 정작 공모 시장에서는 대형 상장사가 자취를 감추며 관망세가 길어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2분기 역시 뚜렷한 반등 동력을 찾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상장한 IPO 기업(스팩 제외)은 10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5곳)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오는 29일 전기차 충전업체 채비가 상장하면 11곳으로 늘어나지만 위축된 시장 분위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자금 유입 규모 역시 크게 줄었다. 현재까지 공모금액은 79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8806억원)보다 57% 감소했다. 상장 건수와 공모 규모가 동시에 줄어들면서 공모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IPO건수 및 공모금액 추이


침체의 배경으로는 ‘대어 이후 공백’이 꼽힌다. 1분기 케이뱅크 상장 이후 이를 잇는 대형 IPO가 나오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식었다는 평가다. 케이뱅크 공모 규모는 약 4980억원으로 올해 공모금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케이뱅크 상장은 성공했지만 2분기에는 추가적인 대어급 IPO가 없어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IPO 시장 둔화가 이어지면서 시중 유동성과의 괴리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투자자예탁금은 126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증시 상승세에도 IPO는 늘지 않는 이례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관사 지형도 역시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됐다. 올해 상장 주선에 참여한 증권사 가운데 자기자본 기준 10위권 밖 업체는 인벤테라 상장을 맡은 유진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이 역시 NH투자증권과 공동 주관 형태다. DB금융투자(아스테라시스), 신영증권(엘케이켐), IBK투자증권(한국피아이엠) 등이 단독 주관에 나섰던 지난해와는 대비된다.

IPO 시장 둔화에는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영향이 작용하고 있다. 상장 유지 기준 상향이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코스닥 상장 유지를 위한 시가총액 기준은 기존 40억원에서 올해 150억원, 내년 30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높아질 예정이다. 매출 요건 역시 기존 30억원에서 내년 50억원으로 강화된다. 상장 준비 단계에서부터 유지 요건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상장 심사 방식도 달라졌다. 최근 상장 이후 주가 급락이나 상장폐지로 이어지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심사 기조가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2025 코스닥 상장심사 이해와 실무’에 따르면 거래소는 기업의 계속성, 경영 투명성, 투자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향으로 심사를 운영하고 있다. 단순 재무 요건 충족만으로는 상장이 어려운 구조로 바뀌면서 과거보다 심사 문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여기에 ‘중복상장 제한’ 기조까지 더해지며 IPO 공급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모회사 가치 희석을 막기 위해 자회사 상장을 제한하면서 LS그룹의 에식스솔루션즈는 상장을 철회했고, 넷마블은 자회사 넷마블네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시장의 시선은 하반기 대형 IPO 재개 여부에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토스, 무신사, 구다이글로벌, 업스테이지 등 주요 기업들의 상장 시점이 향후 IPO 시장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IPO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 상장 시점은 여전히 유동적이지만 이들이 성공적으로 등장해야 공모 시장이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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