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한국문학번역원은 28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에서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 계획을 공식 발표하고, 설립추진위원회를 출범했다. [한국문학번역원]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K-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번역대학원대학교가 내년 9월 설립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은 28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에서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 계획을 공식 발표, 설립추진위원회를 출범했다.
전수용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이날 “한국문학번역원 창립 30주년을 맞은 지금은 한국문학과 문화예술의 지속 가능한 도약을 위해 보다 체계적이고 고도화된 기관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존의 번역아카데미를 발전적으로 전환해 한국문학·문화콘텐츠 분야의 전문 번역과 나아가 홍보, 기획 전문가도 양성하는 정규 석사 학위 과정의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설립된 한국문학번역원은 2008년부터 국내 유일의 한국문학·문화콘텐츠 전문 번역 교육 과정인 번역아카데미를 운영하며 현재까지 1600여 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하지만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번역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지난해 8월 시행된 ‘문학진흥법’에 근거해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이 본격화한 것이다. 번역원은 교육부에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 계획서를 제출하고 관계 부처와 협력 중이다.
설립추진위원회에는 시인이자 전 문체부 장관인 도종환을 비롯해 시인 문정희·나태주, 소설가 황석영·은희경, 문학평론가 권영민·유성호, 영화 ‘기생충’ 번역가 달시 파켓, 한국문학 위상 제고를 위해 후원을 이어 온 박은관 시몬느 회장 등 9명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날 참석한 도종환 위원은 “우리 문학이 세계적 수준이라는 자긍심이 있는데, 고급 번역가를 양성해야 한국문학이 제대로 세계와 소통할 수 있다”면서 “대중문화 분야의 한류도 있지만 수준 높은 한국문학을 통해 깊이 있게 스며드는 한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정희 위원은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으로 좀 더 체계적, 창의적으로 나아간다면 앞으로 한국문학이 훨씬 눈부신 지점 달해서 카프카, 셰익스피어를 말하는 수준으로 한국 작가를 얘기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나태주 위원은 시 번역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시인들은 번역에서 소외돼 있었다”며 “번역대학원대학교가 시 번역의 어려움을 극복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유성호 위원은 “번역가는 한국문학 이해자여야 한다. 단순히 언어를 옮기는 이가 아니라 기억을 옮기고, 문화를 옮기고, 옮길 수 없는 것들을 보충하는 창의적 존재라는 점을 입증해 가야 한다”며 “각 언어권의 대표자를 키워 가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30년 동안 인문학과 한국문학을 후원해 온 박은관 위원은 “왜 한국문학은 우리나라의 다른 문화 콘텐츠에 비해 국제적 평가를 못 받고 있나 하는 의문이 있있다. 번역대학원은 많이 늦었지만 첫 발자국을 축하한다”며 “코리아니즘이 유행이 아니고 40~50년 문화 사조로 지속되려면 인문학적, 문학적 콘텐츠가 확충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황석영 위원은 영상 메시지에서 “한국문학과 콘텐츠를 세계화하기 위해선 전문적 인력, 특히 한국어를 습득한 외국인들이 필요하다”며 “번역가 교육 기관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얘기돼 온 과제다.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이 대단히 기대된다”고 전했다.
![]() |
| 28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에서 열린 한국문학번역원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추진위원회 발족식 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 |
번역대학원대학교는 영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등 7개 전공 석사과정을 운영한다. 학생은 내국인으로 구성된 정원 30명, 정원 외 외국인 30명 등 총 60명 규모다. 교사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번역원 건물을 리모델링해 사용할 계획이다. 올해 교육부 설립인가 신청을 거쳐 내년 상반기 내·외국인 학생을 선발하고, 같은 해 9월 문을 열 계획이다.
교육 과정은 4학기, 66학점으로 구성된다. 기존 번역아카데미가 작품 번역 실습을 위주로 했다면, 대학원은 한국문학·문화 콘텐츠와 번역의 이론적 부분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도 진행한다. 한국문학을 비롯해 K-컬처 확산을 위한 해외 민간 포스트로서 친한(親韓) 인사를 육성한다는 목표다.
입학 자격 요건은 아카데미와 마찬가지로 한국어와 외국어 둘 다 원어민처럼 가능한 이로 할 예정이다. 작품 번역 시험 외에도 요건을 좀 더 보강할 계획이다. 곽현주 한국문학번역원 번역교육본부장은 “관련 전공자나 번역아카데미 출신이 아니더라도 요건을 갖추면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향미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현재 우리 문학과 K-컬처는 전례 없는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 열기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세계인의 일상에 깊이 뿌리내리기 위해선 우리 언어와 문화적 깊이를 온전히 전할 수 있는 좋은 번역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