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ECB 금리 줄줄이 동결…중동전쟁 탓 고유가에 모두 관망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건물 위로 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AP=연합]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건물 위로 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AP=연합]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30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모두 동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영국 잉글랜드은행(BOE)에 이어 주요국 중앙은행 3곳이 잇따라 금리를 묶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예금금리(연 2.00%), 기준금리(2.15%), 한계대출금리(2.40%) 등 3대 정책금리를 모두 유지하기로 했다.

같은 날 발표된 유로존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잠정치는 3.0%였다. 지난달 2.6%에서 올랐다. 중동전쟁에 따른 고유가가 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한 결과다. ECB 중기 목표치 2.0%를 웃도는 반면 1분기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1%에 그쳤다. 고물가 속 경기 둔화, 즉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로이터]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로이터]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은 단기적으로 2%를 훨씬 웃도는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 지표는 대부분 2%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재현 우려에는 “당시와 통화·재정 체계가 많이 달랐다. 현 상황에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용어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ECB는 “전쟁이 오래 지속되고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오래 유지할수록 물가 전반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BOE도 이날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기준금리를 연 3.75%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0.25%포인트 인하를 마지막으로 올해 들어 세 차례 연속 동결이다. 지난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3%로 BOE 목표치 2%를 웃돌았다. BOE는 “중동 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가격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연준은 전날인 29일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지난해 9·10·12월 세 차례 연속 인하 이후 올해 1월·3월에 이어 세 번째 연속 동결이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이며 이는 부분적으로 최근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을 반영한 것”이라며 “중동 정세 변화는 경제 전망에 높은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동결로 유로존 예금금리와 한국 기준금리(2.50%) 격차는 0.50%포인트로 유지됐다. 유로존과 미국(3.50~3.75%)의 금리 차이는 1.50~1.75%포인트다. ECB는 2024년 6월부터 1년에 걸쳐 예금금리를 2.00%포인트 내린 뒤 지난해 7월부터 이날까지 일곱 차례 연속 동결했다.

시장은 ECB가 6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린 뒤 연말까지 두 차례 더 인상할 것으로 본다. 다만 이날 동결 결정 이후 6월 인상 기대치는 26bp(1bp=0.01%포인트)에서 22bp로 소폭 낮아졌다. 베렌베르크은행의 펠릭스 슈미트는 “오늘 발표된 경제 지표가 금리 인상을 정당화할 정도는 아직 아니다”라며 “ECB는 앞으로 몇 달 동안 간접적 영향이 얼마나 크게 나타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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