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전영현 부회장 복귀가 신호탄
이재용 회장 “필요하면 인사도 수시로 해야”
작년 연말 사장단 인사서 기조 변화 예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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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인도·베트남 경제사절단 동행을 위해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정완 기자] 삼성전자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수장을 ‘원포인트’로 교체하면서 정기 인사를 통해 사장단에 변화를 주던 이전과 기조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조직이라면 어느 때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2024년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의 복귀가 신호탄이었다. 초격차를 자랑하던 삼성의 반도체 기술력이 경쟁사에 못 미치면서 수시인사가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능력과 성과에 따라 연중 승진시키는 수시인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4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원진 디바이스경험(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을 VD사업부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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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5 현장에서 이원진 당시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이 기자 질문에 답변을 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의 5월 사장단 인사는 이례적 의사결정이다. 지금까지는 11월 말, 늦어도 12월 초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핵심 경영진에 변화를 줬다.
삼성전자는 TV 사업이 위기에 처하자 콘텐츠·서비스 및 마케팅 전문가인 이 사장에게 분위기 쇄신이란 특명을 맡겼다. 삼성전자 TV 사업은 최근 콘텐츠 소비 패턴 변화와 중국산 TV 저가 공세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 더불어 지정학적 리스크와 반도체 가격 상승 같은 외생변수도 고민을 키우는 요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부터 VD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에 돌입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이 사장의 전문 분야인 콘텐츠·광고·서비스 비즈니스로 반전을 꾀하기로 했다. 더불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앞두고 수요 선점을 위한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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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부문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
삼성전자의 갑작스러운 사업부 수장 교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5월 전영현 당시 삼성전자 미래기획단장(부회장)을 DS부문장으로 복귀시켰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으로 일하다 2017년 삼성SDI 대표이사로 이동한 올드보이(OB)를 다시 DS부문장에 앉혔다.
이 무렵 DS부문도 위기에 직면한 환경이었다. 메모리반도체 공급 과잉으로 인해 2023년 DS부문은 15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HBM) 경쟁에서도 뒤쳐져 인공지능(AI) 시대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돌아온 전 부회장은 같은 해 10월 고객과 투자자, 임직원을 대상으로 반성문을 남겼다. 그는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겠다”며 “세상에 없는 새로운 기술, 완벽한 품질 경쟁력만이 삼성전자가 재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전 부회장의 약속처럼 DS부문은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AI 슈퍼 사이클에 진입해 지난 1분기에만 54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 2월 6세대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하며 HBM 생산 경쟁에서도 앞서가는 형국이다.
수시인사 확대는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언급한 내용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작년 2월 국내외 임원 2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이 벌어질 때 영상 메시지를 통해 위기 대처를 강조했다.
이 회장은 영상을 통해 “성과는 확실히 보상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신상필벌이 오랜 원칙”이라면서 “필요하면 인사도 수시로 해야한다”고 했다.
이 회장의 메시지 이후 삼성전자도 달라질 인사 기조를 언급한 사례가 있다. 지난해 11월 사장단 인사 보도자료를 통해 수시인사 내용을 전했다. 삼성전자는 기술 고도화로 갤럭시S25 흥행을 이끈 최원준 모바일경험(MX)사업부 개발실장을 작년 3월 사장으로 승진시켰고 3M·펩시코 등 글로벌 브랜드를 거친 마우로 포르치니 DX부문 최고디자인책임자(CDO)를 사장으로 영입했다.
당시 회사 측은 “향후에도 우수인재를 연중 승진시키는 수시인사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를 제외하면 어느 사업부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수시인사 기조가 점차 확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