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도 대산·여수 상향 방침
수입선 다변화로 수급난 감소
중동 전쟁 사태로 발발한 나프타 수급난이 완화되는 분위기에 석유화학 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을 잇따라 높이고 있다. 특히 이미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을 80%대까지 끌어올린 롯데케미칼은 평시 수준까지 추가 상향 조정에 나섰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가동률 더 올린다=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중동 전쟁 이후 73%로 유지하던 대산공장 가동률을 지난달 83%까지 끌어올린 데 이어, 이번주 85% 수준까지 소폭 더 올릴 예정이다. 90%대에 달하던 호황기 가동률과 비교하면 낮지만, 평시 수준으로 완벽히 회복된 셈이란 설명이다. 나프타 수급 안정을 지원 중인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 부응하는 동시에, 현재 여수공장이 정기보수 중인 만큼 가동률을 선제 조정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도 최근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대산과 여수 1공장의 평균 크래커 가동률을 75%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평시 기준 대비 낮지만 수급이 개선되며 정상화해나가는 과정이며, LG화학의 에틸렌 생산능력(캐파)이 총 330만톤 규모로 국내 1위인 점을 고려하면 절대적인 증산 규모 자체는 작지 않단 설명이다. 이외에 최근 여천NCC도 60%에서 65%로, 대한유화도 62%에서 72%로 가동률을 선제적으로 높이며 석화제품 내수 안정에 나선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연일 가동률 상황을 주시하는 만큼 각사가 선제적인 가동률 조정에 힘쓰고 있는 한편, 비(非)중동산 원료 수급을 통해 당장은 수급난 우려가 완화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수급난 한시름 놓고 흑자 전환 기대감↑=업계에선 일단 올해 상반기까지는 나프타 수급난은 한시름 놓았다는 분위기도 나온다. 정부 재정 지원과 수입선 다변화에 따라 공급망 구조가 재편됐단 설명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비중동산 나프타 수입이 늘어나며 업계 1위인 LG화학의 경우 주로 미국산을 도입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미국은 전쟁 전만 해도 수입국 순위 7위였는데 현재는 전체 도입 물량의 24.7%를 차지해 1위다.
이어 인도(23.2%), 알제리(14.5%), 아랍에미리트(UAE·10.2%), 그리스(4.5%) 등의 순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물론 중동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 수급 불확실성은 다시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석화업계는 올해 1분기 실적도 연달아 깜짝 흑자가 예상되고 있으며, 2분기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LG화학은 올해 1분기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 1648억원을 달성해 흑자 전환했다. 증권가에선 실적 발표를 앞둔 롯데케미칼 또한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주로 원료 가격이 오른 데 따른 재고 래깅(시차) 효과가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어울러 올 2월 톤(t)당 50달러선까지 급락했던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제품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값)가 중동 여파에 치솟으며 2분기 실적 개선세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에틸렌 스프레드는 일시적이나마 톤당 500달러를 넘기며 통상 손익분기점인 250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 정보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으로는 톤당 256달러 수준이다.
한편 최근의 실적 개선은 구조적 업황 개선과는 관계가 없는 만큼, 국내 석화업계 재편이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내 업계 1호 사업재편으로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과 HD현대케미칼 간 합병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대산 산단에서는 LG화학과 한화토탈에너지스가 논의 중이며 여수 산단에서는 LG화학과 GS칼텍스가 구조개편에 참여했다.
울산에서는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에쓰오일이 협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교착 상태인 울산 산단의 재편을 압박하려면 대산과 여수에서 추가 재편이 먼저 속도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결·박혜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