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위 책임 불인정…“尹, 심의와 무관하게 선포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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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까닭이 드러났다. 앞서 한 전 국무총리는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9일 법조계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2-1부(이승철 조진구 김민아 고법판사)는 한 전 총리의 항소심 판결문에 “국무회의 심의를 통해 대통령에게 반대 의견을 전했더라도 비상계엄 선포를 막을 수 없었을 것”으로 적시했다. 한 전 총리에게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는 부작위 책임까지 물을 순 없다고 해석한 것이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해 내란 중요임무에 종사한 것으로 인정했다. 형식적인 의사정족수를 채우는 등 국무회의 심의를 거친 것 같은 외관을 형성했단 것이다.
다만 이와 별개로 국무회의를 제대로 운영할 의무를 저버렸다는 부작위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부작위범이 성립하려면 ‘만약 해야 할 일을 했다면 결과 발생을 막을 수 있었다’는 점이 인정돼야 하는데, 한 전 총리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무회의에서 집행부의 중요한 정책에 관해 심의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은 국무회의 심의 내용에 구속받지 않고,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태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무회의 심의 유무와 무관하게 비상계엄을 선포하려 했다고 짚었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은 고도의 통치행위이기 때문에 꼭 국무회의를 거칠 필요는 없다”, “내가 한 결정이다. 이미 언론에 다 이야기했고 문의도 빗발치는 상황이어서 돌이킬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만약 국무위원 전원을 소집하고 실질적 심의를 통해 윤 전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전달하며, 국무회의록을 작성했다 해도 비상계엄 선포를 막을 수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부작위 책임까지 인정한 1심 판결과 다른 지점이다. 1심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채 실질적인 국무회의 심의 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도록 했다”고 판단했다.
이런 판단 차이는 한 전 총리의 2심 선고 형량이 1심 징역 23년에서 15년으로 줄어든 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