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멕시코 영사관 53곳 전수 조사…마약 갈등 속 ‘폐쇄 카드’ 만지작

트럼프 행정부 외교 정책 조정 착수
CIA 요원 사망·관리 기소로 갈등 격화
과거 중·러 사례처럼 폐쇄 가능성 부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AFP]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미국 국무부가 자국 내에 설치된 53개 멕시코 영사관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마약 카르텔 문제를 둘러싸고 양국 간 외교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이번 조사가 일부 영사관의 폐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파장이 예상된다.

연합뉴스가 CBDS 방송 등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우선순위에 따른 외교 정책 조정의 일환으로 미국 내 멕시코 영사관 전반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현지 언론은 미국이 최근 몇 년간 관계가 악화한 국가를 상대로 영사관 폐쇄 조치를 단행해온 선례를 들어, 이번 조사 역시 유사한 압박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양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마약 카르텔 소탕 문제를 놓고 날 선 대립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달 멕시코 내 마약 카르텔 단속 작전에 참여했던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 요원들의 사전 승인 없는 작전 참여에 공식 항의했으나, 미 법무부는 루벤 로차 시날로아주 주지사를 포함한 전·현직 관리 10명을 마약 밀매 혐의로 기소하며 맞불을 놓았다.

미국의 이 같은 행보는 과거 외교적 적대국에 취했던 고강도 제재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미국은 지난 2020년 지식재산권 도용 등을 이유로 휴스턴 소재 중국 영사관을 폐쇄했으며, 2017년에는 러시아의 미국 외교관 추방에 대응해 샌프란시스코 러시아 영사관을 폐쇄한 바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번 검토와 관련해 “미국의 정치 상황을 존중하고 있으며, 영사관을 폐쇄할 만한 합당한 이유는 없을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카르텔 차단을 위한 군사행동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어, 영사관 조사를 둘러싼 양국의 신경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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