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젖음 투명성 가설 뒤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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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핀.[123RF]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이 표면 습윤성을 갖고 있다는 기존 가설이 뒤집혔다.
그래핀은 탄소원자들이 육각형의 벌집 모양을 형성하며 2차원 평면 구조를 이루고 있는 신소재다. 그래핀의 이론 물성은 강철보다 200배 높은 강도 및 탄성을 가지며 매우 우수한 전기전도도 및 열전도도를 보일 수 있어 꿈의 소재로 각광받아왔다.
그러나 그래핀과 물의 상호작용, 즉 표면의 습윤성(wettability)에 대해서는 10년 넘게 논쟁이 이어져 왔다. 일부 실험에서는 물이 그래핀 위에서 방울처럼 맺혀 소수성(hydrophobicity)을 보였지만, 다른 실험에서는 물이 퍼지며 친수성(hydrophilicity)을 나타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 분광학 및 동역학 연구단 조민행 연구단장(고려대 화학과 교수)과 고려대학교 화학과 슈테판 링에 교수 연구팀은 머신러닝 기반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활용, 그래핀-물 계면을 원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 결함이 없는 순수 그래핀은 본질적으로 소수성이며, 미시적으로도 젖음 투명성을 갖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순수 그래핀 표면 근처의 물 분자들은 수소 결합을 형성하지 않는 ‘dangling O-H 결합’을 보였으며, 이는 소수성 표면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특징이다. 또한 그래핀 층수가 증가할수록 이러한 특성은 더욱 뚜렷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기존 실험 결과와의 불일치 원인이 그래핀과 기판 사이에 갇힌 물 분자에 있음을 밝혀냈다. 친수성 기판 위에 놓인 단일층 그래핀의 경우, 공기중에 포함된 수증기 형태의 물 분자들이 그래핀 아래로 쉽게 침투하여 얇은 층을 형성한다. 때문에 그래핀 위의 물과 아래에 갇힌 물의 신호가 동시에 측정되며, 분광학적 신호가 서로 일부 상쇄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효과로 인해 그래핀의 본래 소수성 분광학 신호가 약화되면서, 그래핀이 친수성처럼 보이는 결과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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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민행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 분광학 및 동역학 연구단장.[IBS 제공] |
반면 그래핀 층이 두꺼워질수록 물이 아래로 침투하는 것이 열역학적으로 불리해지며, 이러한 갇힘 현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그 결과 다층 그래핀에서는 숨겨진 물의 영향이 사라지고, 그래핀의 본래 소수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는 단일층과 다층 그래핀이 서로 다르게 보였던 기존 실험 결과를 통합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조민행 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그래핀-물 계면에서 나타나는 상반된 실험 결과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했다”며 “향후 기판에 형성될 수 있는 전하 분포가 물-그래핀 상호작용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규명, 그래핀 전극 활용 가능성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4월 2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