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혁신’ 잡은 송호성, 기아 단독대표로

글로벌·미래 사업 역량 리더십
취임 후 실적 고공 행진 평가도
최준영 그룹 정책개발담당 이동



기아가 8년 만에 송호성 대표이사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미래 전동화 전략과 글로벌 사업 확대 과정에서 송 대표 중심의 책임경영 체제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 같은 체제 변화가 취임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어낸 송 대표의 성과와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반영된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아는 송호성 대표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한다고 11일 공시했다. 기존 각자 대표이사였던 최준영 사장이 현대차그룹 정책개발담당으로 이동하면서 대표이사 체제가 조정됐다.

기아가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되는 것은 2018년 박한우 대표 체제 이후 약 8년 만이다. 당시 기아는 이형근·박한우 공동 대표에서 약 6개월간 박한우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미래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에 힘을 실었다. 이후 같은 해 7월 박한우·최준영 각자 대표로 바뀌었고, 2020년부터는 송호성·최준영 체제를 유지해 왔다. 글로벌 사업 전문가인 송 대표는 해외 판매와 미래 전략을, 생산 전문가인 최 부사장은 노사와 생산 부문을 맡아 역할을 분담했다.

▶위기 대응 위해 선택한 2인 대표 체제=기아는 과거에도 생산 안정화와 노사 관리 등을 이유로 각자 대표 체제를 꾸준히 운영해 왔다. 2000년대 후반에는 정몽구 명예회장을 포함한 3인 대표 체제를 운영했고, 이후 전문경영인 중심의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2009년 정성은·서영종 체제, 2011년 이형근·이삼웅 체제를 거쳐 2014년부터 2018년 초까지는 이형근·박한우 각자 대표 체제가 이어졌다. 이후 2018년 7월에는 박한우·최준영 체제로 재편됐으며, 당시 기아는 노조 리스크 관리와 생산 효율화, 글로벌 생산 안정화 등을 주요 과제로 안고 있었다.

특히, 2018년 초 박한우 대표의 약 6개월간 단독 대표 체제를 제외하면, 기아는 1998년 현대차그룹 편입 이후 항상 공동 대표 체제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별도의 새 대표를 선임하지 않고 송 대표 단독 체제를 택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송 대표 중심의 ‘리더십 강화’ 차원의 전략적 선택으로 보고 있다.

▶실적·브랜드 혁신 모두 잡은 송호성=송 대표는 2020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기아의 체질 개선과 브랜드 고급화를 주도해 왔다. 특히 전동화 전략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 판매 확대를 통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기아는 2024년 연매출 100조원을 처음 돌파했고, 지난해에도 114조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률 역시 7.5%로 현대차(5.5%)를 넘어 글로벌 완성차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고수익 차량 판매가 확대된 데다 EV9 등 전기차 전략 모델도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판매 성과도 두드러진다. 지난달엔 내수 판매량이 28년 만에 현대차 판매량을 넘어서는 성과를 기록하며 그룹 내 존재감을 키웠다. 올해 1분기 기아의 미국 판매량은 현대차(제네시스 제외)를 앞서기도 했다. 기아가 미국에 1994년 본격 진출한 이후 기아가 현대차를 추월한 분기는 이번을 포함해 7번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기아가 과거 ‘가성비 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디자인과 상품성, 수익성을 모두 갖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 대표의 현장 중심 리더십도 내부 신뢰를 높인 배경으로 꼽힌다. 그는 취임 이후 국내외 생산 현장과 해외 법인을 직접 챙기며 조직 소통 강화에 힘써왔다. 임직원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는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에도 공을 들였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기아의 각자 대표 체제가 조직 관리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강한 리더십을 주도로 한 글로벌 전략과 미래 사업 역량이 훨씬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송 대표가 실적과 미래 전략 모두에서 성과를 보여줬고, 내부 직원들의 신임도 높다”고 말했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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