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담판 앞두고…NYT “중견국 불안감 휩싸여”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30일 한국 김해국제공항 터미널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당시 정상회담을 가졌던 두 정상은 오는 14일 베이징에서 다시 회동할 예정이다. [UPI]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아시아와 유럽의 중견국들이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NY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경제적 이득을 대가로 미국이 동맹국에 대한 안보를 대폭 축소하는 시나리오를 각국 정부가 우려하고 있다.

NYT는 우선 최근 몇주 사이 국제사회에서 이례적인 군사·경제 협력 사례가 잇따랐다고 짚었다. 폴란드가 한국 K2 전차를 생산하고, 호주가 일본으로부터 군함을 도입하며, 인도가 베트남에 크루즈 미사일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캐나다가 인도에 우라늄을 보내기로 하고, 브라질이 아랍에미리트(UAE)를 위해 군용 수송기를 제작하기로 한 사례도 있다.

이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난과 미국·중국이라는 강대국 사이에서 생존을 도모하려는 중견국들의 절박한 움직임으로 관측된다.

NYT는 이를 두고 거대한 괴물 사이에 끼어 변덕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조용히 무리 지어 움직이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국가들이 특히 긴장하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거래 과정에서 대만 문제를 양보할 가능성 때문이라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협상 촉진을 위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행위를 중단하거나,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묵인해 줄 가능성을 아시아 국가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대만 문제에서 후퇴할 경우 아시아의 다른 동맹국들도 미국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게 될 것으로 이 매체는 내다봤다. 베트남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히 시 주석을 치켜세우거나 유화적 태도를 보이는 것만으로도 중국이 주변 국가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명분을 얻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안보 공약 약화는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 시작된 이란 전쟁을 이유로 태평양에 있던 함대와 주한미군 탄약을 중동으로 전환 배치한 것이 더 광범위한 병력 재배치의 전조라는 해석이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주독 미군 5천명을 철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이후 이뤄졌다.

NYT는 한국과 일본도 미군 감축을 우려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국에는 약 2만4000명(공식적으로는 2만8500명), 일본에는 약 5만30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양보를 얻는 대가로 두 나라의 병력을 감축할 가능성이 있다고 NYT는 진단했다. 미국·영국·호주 간 안보협의체인 오커스(AUKUS)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결심 한 번에 폐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각국은 공개적으로는 미국이나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미국과의 동맹을 강조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미국의 군사 자산 전용에 대해 사실상 체념하는 분위기를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오는 13~15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중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외교부 대변인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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