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희생으로 중국 부상 안돼”

트럼프시진핑, 베이징서 정상회담
루비오 “中에 이란 개입 확대 요구”
두정상, 관세·이란·대만 담판 주목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걸어가고 있다. [AFP]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중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부상(rise)이 우리의 희생(our expense)을 대가로 이뤄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무역, 이란 전 해법 도출 등에서 중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하면서도, 자국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중국이 부상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인 딜레마 상황을 반영한 언급이다. ▶관련기사 3면

루비오 장관은 이날 중국으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안에서 진행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자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가 될 것이고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 믿으며, 이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우리는 그렇게 보지 않고, 그런 상황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을 억누르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중국의 부상이 우리의 희생을 대가로 이뤄져선 안 된다. 중국의 부상이 우리의 몰락을 의미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 (중국의) 계획이 미국의 국익과 충돌할 때는 우리는 미국을 위해 옳은 일을 해야 한다”며 “이번 방중 기간에 이 문제가 논의될 것이지만, 더 중요하게는 이것이 앞으로 오랫동안 양국 관계의 특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와 함께 “중국은 지정학적으로 우리의 최우선적인 정치적 도전이자 우리가 관리해야 할 가장 중요한 관계”라고 덧붙였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미중정상회담에서 이란전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점 등을 언급하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이 현재 걸프 지역에서 하는 일에서 물러서도록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것이 미국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란산 원유 최대 수입국으로서, 현재의 호르무즈 해협 대치 상황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중국이 나서서 이란이 호르무즈 봉쇄를 풀도록 설득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루비오 장관의 인터뷰 하루 뒤인 14일 오전(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환담을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오전 10시께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환영식에서는 의장대 사열과 군악대 연주 등의 의전 행사가 있었다. 인민대회당 입구부터 열 지은 인민해방군 의장대가 붉은 깃발을 들고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환영했고, 어린이 환영단도 손을 흔들며 그를 반겼다. 화려한 의전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반영한 외교 전략이었다.

이어 곧바로 진행된 정상회담에서는 관세와 수출통제 등 무역 갈등이 최우선 의제로 올랐다. 양국은 지난해 10월 합의한 무역전쟁 휴전을 연장하면서 미중 무역위원회·투자위원회 관련 논의도 이어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가장 얻어낼 성과는 중국의 미국산 대두와 쇠고기, 보잉 항공기 대량 구매다. 중국이 사전에 논의된 대로 보잉의 ‘737 맥스’ 여객기 500대와 광동체 제트기 수십 대를 구매한다면, 2017년 이후 최대 규모의 계약이 된다.

국제 정세에 영향을 미칠 또 다른 의제는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다. 이란 전쟁과 관련한 논의는 중국 입장에서도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지렛대가 될 수 있다. 중국이 이란에 대한 영향력을 강조하면서,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중국이 이번 회담에서 논의하려 벼르는 카드 중 하나는 대만 문제다. 미국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고, 안보 협력도 강화해 왔다. 이를 두고 중국은 자국의 핵심 이익 침해라 규정하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는 13일에도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장한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미국과 대만 간 어떠한 형태의 군사 접촉도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미국이 중국의 바람에 다소 부응하는 쪽으로 기울 가능성도 점쳐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시 주석은 우리가 그러지 말기를(대만에 무기 판매를 하지 말기를) 바라며, 나는 그 논의를 할 것”이라 언급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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