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트럼프에 “이란원유 계속 구매”…호르무즈 협력 실체 안갯속 [미중 정상회담]

트럼프, 인터뷰서 정상회담 내용 공개
“시진핑, 이란 군사장비 지원 안할 것”
보잉 200대·대두·LNG 구입 약속도
전문가 “중국, 이란 강하게 압박할지 의문”
26국 정상 “해협 자유항행지원” 공동성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 있는 톈탄(天壇·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제단) 공원을 함께 둘러보고 있다. [로이터]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 중인 미중 정상회담이 15일 이튿날을 맞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도움을 줄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며 중재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이는 원론적인 수준의 언급일 뿐 구체적으로 중국의 협력 실체는 여전히 모호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 시간으로 14일 방중에 동행한 폭스뉴스 앵커 션 해니티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중국은 이란산 원유를 많이 구매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사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시 주석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도움을 줄 용의가 있고, 이란에 군사 장비를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자신에게 밝혔다고 전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시 주석)은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는 것을 보고 싶어 했다”며 “그래서 내가 ‘우리가 막은 게 아니라 이란이 막았고, 그래서 우리가 그들을 막은 것’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올해 2월 28일 전쟁이 시작되자 이란이 글로벌 원유의 20%가 지나는 무역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고, 미국이 이에 대응해 대(對)이란 해상봉쇄에 나선 것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측은 시 주석의 호르무즈 개방 협력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방중에 동행중인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역시 베이징발 CNBC 인터뷰에서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돕기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을 할 것”이라고 본다며 이는 “그들의 이익에 매우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측의 구체적인 협조 내용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이란에 대한 외교적 압박에 그치느냐 또는 해협 내 안전 확보를 위한 군사적 협력까지도 가능한 것이냐는 파급력이 완전히 다르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장기화로 부담이 되고 있는 이란 전쟁을 끝내기 위해 중국의 지원을 이끌어내려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에 맞서기 위한 전략적 균형추로서 이란이 지니는 가치를 고려할 때 시진핑이 과연 이란을 강하게 압박하거나 이란 군부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지는 의심스럽다”는 게 분석가들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특히 중국은 이미 이란의 조건에 동의하고 자국에 자원을 공급하는 선박들을 통과시키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중국이 요청한 선박들이 이란의 해협 관리 프로토콜에 동의한 후 이 지역을 통과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CNN은 이날 한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캐나다, 카타르, 바레인 등 26개국 정상들이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를 지원하기 위해 외교·경제·군사적 역량을 공동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엔해양법협약(UNCLOS)과 국제법에 따라 항행은 자유로워야 한다”며 “기뢰 제거 작전 등을 포함한 독립적이고 순수 방어 목적의 다국적 군사 임무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외교적 관여와 긴장 완화 노력을 보완하는 차원”이라며 “허용 가능한 환경이 조성될 경우에만 관련 구상이 시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핵심 통로로 꼽힌다. 지난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고, 미국은 이에 대응해 대(對)이란 해상 봉쇄에 나선 상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미국산 대두와 석유, 액화천연가스(LNG)를 구매하기로 했으며 미국 보잉의 737 항공기 200대도 사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켈리 오트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에 동행했다. 미국 매체 더힐은 보잉이 중국에 737 맥스 항공기 500대 판매를 놓고 협상을 진행해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서 중국과의 ‘무역 휴전’ 연장을 기본으로 11월 중간선거에 치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미국산 대두와 쇠고기, 보잉 항공기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시 주석은 대만 문제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변화와 미국의 첨단 반도체 대중 수출 통제 완화 등을 바라고 있어 방중 기간 어느 정도에서 절충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정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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