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 책임·비용 전가한 계약 조항 적발
공사 착공한 뒤 계약서 발급한 사례도 확인
공정위, 건설 하도급 불공정 관행 점검 강화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산업안전 비용과 책임을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부당특약을 설정한 건설사 3곳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원청이 산업안전 책임을 하청에 전가해온 불공정 하도급 관행에 제동을 건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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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
공정위는 케이알산업, 다산건설엔지니어링, 엔씨건설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7억2900만원,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고 17일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은 케이알산업 2억5700만원, 다산건설엔지니어링 3억1200만원, 엔씨건설 1억6000만원이다. 엔씨건설에는 하도급대금 연동 사항을 계약서에 기재하지 않은 책임으로 과태료 500만원도 추가 부과됐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 업체는 하도급 계약서에 산업재해 발생 시 민·형사상 책임과 비용을 모두 수급사업자가 부담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서에는 안전사고 시 보상비 및 민·형사상 책임 일체를 수급사업자가 부담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안전사고 피해 보상비와 민원 처리 비용까지 하청업체에 전가하는 조항도 담겼다.
일부 계약에는 원사업자의 해석을 우선하도록 하거나 물가 변동에 따른 하도급대금 조정을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산건설엔지니어링은 311건의 하도급 계약에서 대금 지급방법과 지급기일이 누락된 서면을 발급했고 일부 계약서는 공사 착공 이후 최대 112일이 지나서야 교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엔씨건설도 하도급대금 연동에 관한 사항이 빠진 계약서를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치는 공정위가 지난해 7월부터 진행한 건설업 하도급 분야 직권조사의 결과다. 공정위는 건설현장을 중심으로 산업재해가 반복되자 원청업체가 거래상 우위를 이용해 안전관리 비용과 책임을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관행을 집중 점검해왔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 사고사망자 605명 가운데 286명이 건설업에서 발생했다. 특히 5억원 미만 소규모 건설현장의 사고사망자는 전년보다 25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원사업자가 산업안전 확보 노력을 소홀히 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당특약 설정 행위 등 불공정 하도급 거래 행위를 상시 감시하고 법 위반 행위가 적발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