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카타르 LNG 수출 전면 중단…경제 마비”
카타르 국가 재정 60%, LNG 등 에너지 수출이 차지
전문가들 “가스 수출, 카타르 근간…에너지 기반 경제 흔들어”
카타르 관광업도 타격…“F1 그랑프리 등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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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지난 2월 카타르 수도 도하의 도심 야경.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중동의 부국 카타르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이란의 공격 여파로 국가마비 상태에 빠졌다. 국가 경제의 핵심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경제·물류 시스템에 심각한 충격파가 발생했고, 관광·금융 허브 전략까지 흔들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카타르는 국가의 핵심 생명줄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이 전면 중단되면서 경제 성장을 견인하던 핵심 축이 마비된 상태다. 지난 2월 이란에 의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카타르의 LNG 수출이 두 달 넘게 사실상 멈춰선 것이 경제 위기의 원인이 됐다.
호르무즈 해협으로 인한 무역이 차단되면서 차량과 식료품 등 주요 수입품의 유입도 막혔다. 이에 더해 이란이 중동 국가들을 향해 무작위로 공격하면서 관광 산업과 금융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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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3일(현지시간) 카타르 산업도시 라스라판에 있는 에너지 시설 모습. 이란이 지난 3월 18일 라스라판에 공격을 감행한 이후 해당 산업도시는 폐쇄됐다. [게티이미지] |
앞서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공습한 이후 바레인과 쿠웨이트, 카타르의 미군 시설에 보복 공격을 단행했다.
이란은 카타르 북부 해안에 있는 카타르 최대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거점인 라스라판도 공격했다. 이란 내무부는 지난 3월 18일 이란의 공격으로 라스라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 공격으로 카타르 생산 능력은 약 17% 감소했다.
라스라판은 LNG를 비롯, 석유화학, 발전, 담수화 등 대규모 산업 인프라가 집중된 산업도시로, 글로벌 LNG 공급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카타르의 LNG 생산·수출 거점이다.
라스라판의 운영사인 국영 카타르에너지는 로이터에 “LNG 유닛 두 곳에 발생한 피해를 복구하는 데 3~5년이 걸릴 것이며 한국, 이탈리아, 벨기에, 중국과 장기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카타르 도하 남쪽 항만에서는 하역 크레인이 멈춰섰다. 수도 전역의 호텔과 상점들에도 한산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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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타르 수도 도하 도심 모습. [게티이미지] |
카타르는 국가 재정의 60% 이상이 가스 및 관련 수출에서 나올 정도로, 지난 30년간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아시아와 유럽으로 LNG를 공급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해왔다.
카타르는 1990년대 북동부 노스필드 가스전을 기반으로 LNG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에너지 강국으로 부상했다. 특히 1996년 일본에 첫 LNG를 수출한 이후 생산 능력은 2010년 연간 7700만t까지 확대됐다. 이후 상당 기간 카타르는 1인당 국민소득 기준 세계 최고 부국 자리를 유지했다.
실제 카타르 경제 성장률은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연평균 약 13%를 기록했다. 이런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카타르 수도 도하에는 초고층 빌딩이 들어섰고, 북부 신도시 루사일에는 파리풍 쇼핑몰과 인공 눈 테마파크까지 조성됐다. LNG 등 에너지 수출이 사막 국가 카타르를 초호화 도시국가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외에도 카타르는 6000억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통해 런던 히스로공항과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등 글로벌 자산에도 투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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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의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 [로이터] |
하지만 카타르의 핵심 무역망인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의 통제로 두 달째 막히면서 올해 카타르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설 조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카타르 경제가 8.6%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던 카타르 경제가 중동 분쟁 장기화와 에너지 공급망 붕괴 충격을 정면으로 맞고 있는 셈이다.
전략 자문회사 아시아그룹의 아흐메드 헬랄 매니징디렉터는 “카타르는 매우 어려운 재정 상황으로 빠르게 빠져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카타르에서 가스 수출은 국가의 근간 그 자체”라며 “현재의 번영은 모두 에너지 이윤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LNG 수출뿐만 아니라 카타르의 관광업도 큰 타격을 입었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는 지난 3월 중동 지역 관광 수입이 하루 6억달러씩 감소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NYT는 “카타르는 세계자동차연맹(FIA)이 주최하는 ‘포뮬러원(F1)‘ 그랑프리 대회를 비롯한 국제 스포츠 이벤트 유치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면서 “하지만 전쟁 이후 미국 등 각국이 여행 경보를 발령하면서 국제 관광객은 급감했고, 다국적 기업들도 직원들을 철수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당장 재개방되더라도 전쟁 이전 생산 수준 회복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카타르에너지는 이미 수십억달러 손실을 입었고, 해협이 닫혀 있는 동안 매일 수억달러 규모의 손해를 입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어페어스 중동위원회의 프레데릭 슈나이더 선임연구원은 “공습 경보 속 공항과 라스라판이 미사일 공격을 받는 장면이 전 세계로 중계되면서 카타르의 안정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이번 전쟁은 카타르의 에너지 기반 경제와 탈에너지 경제 전략을 동시에 흔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