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7일간 정리매매 허용 뒤 상폐
무리한 사업 확장·실적 부풀리기로 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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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광지 주식회사 금양 회장이 지난 2024년 11월 1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 조선 부산 호텔에서 열린 제3차 한·몽 미래 전략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부산=임세준 기자/jun@]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한때 이차전지 대장주로 시가총액 9조원을 넘어 10조원을 넘보던 금양이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열린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에서 금양의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금양은 지난해 3월 24일 이후 외부감사인 감사의견 거절로 주식 거래가 묶여있는 상태였다.
거래소는 전날 공시를 통해 오는 26일까지 상장폐지를 예고하고, 이후 7영업일 간 주주들이 주식을 처분할 수 있는 정리매매를 허용한 뒤 상장폐지할 계획이다.
다만 금양이 이같은 결정에 반발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예고했다. 류광지 금양 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거래소가 금양의 상장폐지를 결정할 경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양이 가처분 신청을 할 경우 법원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정리매매가 보류된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인용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상장폐지가 정해진 수순이란 얘기다.
금양 주가는 거래정지 직전인 지난해 3월 21일 종가 기준 9900원으로, 2023년 7월 기록한 최고가에 비해 94.9% 폭락했다. 시총도 63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금양의 외부 감사인은 지난 3월 “금양은 2025년 12월 31일로 종료되는 보고 기간에 418억 3600원의 영업손실과 535억 8700만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으며, 2025년 12월 31일 현재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6112억 4300만원 초과하고 있다”면서 감사의견을 재차 거절했다.
부산에 본사를 둔 금양은 1978년 설립 후 발포제와 정밀화학 제품을 생산해온 기업이다. 2020년대 들어 이차전지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이차전지 투자 열풍을 만들어냈다.
2023년 7월 26일 금양 주가는 장중 19만 40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고, 회사 시가총액은 10조원에 육박했다.
금양의 홍보이사였던 박순혁 씨는 회사의 이차전지 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관련 종목을 소개하며 ‘밧데리 아저씨’로 불렸다.
금양은 몽골과 콩고 광산에 투자하고 부산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 등 무리한 사업 확장과 자금 조달 과정에서 투자자의 신뢰를 잃었다. 이차전지 업황 자체가 악화한 환경에서 금양은 지난해 2월 유상증자를 철회했다. 이 과정에서 불성실공시법인이 됐고, 몽골 광산 실적 부풀리기 논란 등으로 벌점 누적에 따라 관리종목으로도 지정됐다.
부산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일례로 부산은행은 금양에 1348억원을 대출해줬다. 다만 부산은행은 감정가 2000억원 규모의 담보를 확보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충당금 400억원 이상을 쌓아둬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사태 추이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금양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온 부산시도 난감해하고 있다. 시는 최근 몇 년 새 금양과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차전지·모빌리티 기회발전특구’ 지정 추진, 행정부시장을 전담 책임관으로 임명해 기업 규제 완화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직원 등 피해 구제책 마련에 집중해야 할 입장으로 바뀌었다.
시는 금양이 상장폐지되면 부산시청과 부산상공회의소에 ‘원스톱 긴급지원센터’를 설치해 관련 기업과 직원의 피해를 접수할 계획이다. 또 긴급운전자금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