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오른다던데 우리는 왜” 13억하던 부산집 7억으로 떨어졌다 [부동산360]

지방서 전고점比 40~50% 하락거래 체결
준공 후 미분양 2.6만가구, 석 달 새 7%↑


지난해 부산 일대 아파트와 고층빌딩 모습. [연합]


대전에 아파트 한 채를 분양받아 거주 중인 A씨는 최근 서울 아파트 시세를 보고 지방과 눈에 띄게 벌어진 자산 격차를 체감했다. A씨는 “어느새 서울은 외곽도 10억원이 넘는 곳이 많더라”라며 “몇 년 전에 기회가 있었는데 서울 집을 안 산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방 곳곳에선 여전히 전고점 대비 40~50% 하락한 거래가 체결되는 등 양극화가 뚜렷한 모습이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공급 과잉으로 이른바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여전히 2만가구를 넘는 등 지방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방광역시 일부 단지들에서 최고가 대비 수억원 떨어진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부산시 수영구 남천동 ‘협진태양’ 84㎡는 지난달 30일 7억원에 팔렸다. 같은 동 같은 면적 매물이 지난 2022년 1월 12억9000만원에 거래됐는데 6억원 가까이 하락한 가격이다. 동래구 온천동에선 ‘럭키아파트’ 84㎡가 이달 17일 8억60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는데 지난 2020년 11월 같은 동 비슷한 층 매물이 13억4000만원 신고가를 기록했던 것 대비 4억8000만원 빠졌다. 해운대구 우동 ‘센텀경동리인’ 82㎡도 2021년 최고가가 9억4000만원인데 지난 15일 5억4800만원에 매매됐다.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수성구에서도 이달 22일 만촌동 ‘만촌우방1차’ 84㎡가 최고가 10억4700만원(2020년 12월)의 절반 수준인 5억4000만원에 팔렸다. 수성구 범어동 ‘유림노르웨이숲’ 130㎡도 지난달 25일 10억원에 거래돼 최고가 17억7000만원 대비 7억7000만원 하락했다.

대전 중구 오류동 ‘삼성아파트’ 128㎡는 지난달 20일 4억98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해 2022년 새로 썼던 최고가 8억2000만원 대비 가격이 약 40% 떨어졌다.

지방에서 큰 폭의 하락거래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는 건 수년간 누적된 공급 과잉과 악성 미분양 물량이 주택 시장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으로 자산 및 실수요가 집중됨에 따라 인구 감소 등 수요 위축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월 기준 지방 악성 미분양은 2만6003가구(국토부 통계)로, 지난해 말(2만4398가구)과 비교하면 석 달 새 약 7%(1605가구) 늘었다. 2022년 말 6226가구였던 악성 미분양 물량은 2023년 8690가구, 2024년 1만7229가구, 2025년 2만4398가구로 급격히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승세를 보이는 수도권 아파트값과 달리 지방 아파트값은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주 지방 아파트값은 -0.01% 떨어져 4월 마지막 주(-0.01%) 이후 한 달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은 0.31%, 경기가 0.12%, 인천 0.01% 등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이에 수도권과 지방의 매매가 격차는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5억6363만원으로, 5개광역시 아파트 평균값(3억6438만)의 4.3배에 달한다. 2021년 4월 서울은 11억1123만원, 5개광역시는 3억5352만원으로 3.1배 수준이었는데 5년 새 격차가 더욱 커진 것이다.

미분양 물량 해소가 저조한 만큼 단기간 내 지방 주택시장이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최근 ‘2026 KB 부동산 보고서’에서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증가가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비수도권 주택시장이 견조한 회복 국면에 진입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인구 감소, 지역 경기 불확실성 지속 등 주택시장을 둘러싼 거시적 환경 역시 우호적이라 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수도권 주택시장의 회복세는 선별적으로 확대되며, 급격한 가격 상승보다는 작고 더딘 회복 경로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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