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최저임금 1만원 시대…취약업종 구분적용 더 미룰 수 없어”

최저임금위 제2차 전원회의
류기정 경총 총괄전무 모두발언
“숙박·음식업 생산 감소…소상공인 지불여력 우선 고려해야”
“주휴수당 포함 땐 실질임금 1만2000원 상회”


26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2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경영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서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여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저임금이 이미 시간당 1만원을 넘어선 만큼, 취약 업종부터라도 업종별 구분적용 논의가 실질적으로 진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용자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총괄전무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2차 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올해 1분기 우리 경제는 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업종의 수출 증가에 따라 양호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면서도 “반면 최저임금의 영향이 큰 업종은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류 전무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업종의 생산 감소를 근거로 들었다. 그는 “올해 1분기 전산업 생산은 전분기 대비 1.7% 증가했지만, 내수 경기에 민감한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1.3% 감소했다”며 “이는 2024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라고 말했다.

자금 부담도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류 전무는 “지난달 말 은행권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약 1086조원에 달했고, 이 가운데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460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올해 최저임금 심의에서도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여력을 우선적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최저임금위원회 제공]


경영계는 최저임금 수준 자체가 이미 높은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20원으로 1만원을 넘어섰고, 주 15시간 이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시간당 임금은 1만2000원을 웃돈다는 설명이다.

류 전무는 “지금처럼 최저임금 수준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현재의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업종을 중심으로, 가장 취약한 업종부터라도 구분적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최저임금 안정과 함께 업종별 구분적용 논의에서도 반드시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며 “사용자위원들은 현장의 어려움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최저임금 수준과 구분적용 논의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업종별 구분적용은 최저임금 심의 때마다 되풀이돼 온 해묵은 쟁점이지만, 1988년 제도 시행 첫해 이후 사실상 진전이 없었다. 일본은 지역·업종별로, 영국은 연령·대상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하고 있지만 한국은 노사 간 입장차가 커 전 업종 단일 적용 체계를 유지해왔다.

앞서 지난달 21일 열린 제1차 전원회의에서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요청한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요청서’가 접수됐고, 비혼 단신근로자 실태생계비 분석 등 심의 기초자료가 전문위원회 심사에 넘겨졌다.

다만 당시 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들은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의 위원장 선출에 반발해 회의 도중 퇴장했다. 이후 권 위원장이 이달 8일 민주노총을 찾아 심의 복귀를 요청했고, 민주노총이 이번 2차 전원회의에 다시 참여하기로 하면서 노사 간 최저임금 수준과 업종별 구분적용 논의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은 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90일 후인 6월 말이다. 하지만 대체로 시한을 넘겨 7월까지 심의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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