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D-3 서소문 사고, 서울시장 표심 가를까

철근 누락 이어 ‘안전 이슈’ 부상
사고 수습 후 책임 공방 가능성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현장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6·3 지방선거 사전투표일을 사흘 앞둔 26일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표심을 가를 이슈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앞서 15일 정부의 GTX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시공 오류 발표에 이어 이번 참사까지 발생하면서 안전 문제가 더욱 주목을 끌게 됐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사고 이후 유세를 멈췄으며, 여야 모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 후보는 이날 구로구에서 혁신벤처단체협의회와 간담회를 하던 중 사고 소식을 듣고 즉시 서소문 고가 붕과 현장으로 이동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피해가 최소화되고 구조가 빨리 완료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달려왔다”며 “너무나 안타깝고 마음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추후 선거 유세에 대해선 “피해 규모와 희생자의 범위, 또 이 사고가 어떻게 수습될지 어느 정도 걸릴지 (구조본부의) 책임 있는 보고를 듣고 결정하려고 한다”며 “다시 한번 깊은 슬픔과 애도의 마음으로 부상자가 빨리 회복되고 희생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오 후보도 이날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시민들과 만나던 중 일정을 중단하고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그는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으로부터 구체적인 사고 상황을 파악한 뒤 계속 머무르는 것이 구조본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보고 현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오 후보 캠프는 “오 후보는 사고 발생 직후 즉시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인명구조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며 “현재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사태 수습을 위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청래 민주당 총괄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사고 직후 유세 일정을 중단했다.

여야는 내부적으로 민심을 자극할 수 있는 언행을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 인명 피해까지 발생한 사고를 정치 쟁점화했다가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당은 시·도당에 과도한 율동 등 언행에 유의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정희용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페이스북에서 “타당 후보의 지지자 그룹 카톡방에서 피해 확산을 바라는 충격적인 글이 돌고 있다”며 “선거 관계자들이 경솔한 언행을 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이날 사고는 서울시장 후보들이 철근 누락 사태를 두고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발생했다.

정 후보는 오 후보의 시장 재임 중에 발생한 시공 오류에 대해 ‘안전불감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3일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언급하며 “(당시 사고의) 가장 큰 요인이 철근 반토막 시공이었다”며 “나중에 큰 불상사가 생기면 누가 책임질 건가”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또한 이태원 참사, 우면산 산사태, 강남역 침수, 강동구 싱크홀 인명 사고 등을 나열하며 “왜 매번 오 시장 때 이런 대형참사가 일어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오 후보는 정 후보 측이 “철근 괴담”으로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해 민심을 선동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 22일 “안전 문제가 있었다면 국토교통부가 시험 운행을 중단시켰을 텐데 끝까지 했다”며 “이 일을 침소봉대하며 괴담화해 마치 모든 책임이 서울시에 있는 것처럼 하는 선거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또 서소문 사고가 발생한 이날 오전엔 스크린도어 설치로 ‘지하철 사망사고 0%’를 사실상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울 시내 170여 개 동에 7개 지하철 노선을 뚫어 ‘내 집 앞 10분 전철역’을 현실화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여야는 일단 섣부르게 움직이지 않고 있지만 향후 사고 원인 등에 따라 책임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사고 수습 뒤 본격적으로 ‘책임론’을 제기하며 오 후보를 압박할 수 있다.

김현정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안전 미흡과 사고 책임은 반드시 묻겠다”며 “무엇보다 시민 안전과 생명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안타까운 사고를 선거와 연결해 정치적으로 악용해선 안 된다며 선제적으로 방어에 나섰다.

정희용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지금은 신속한 사고 수습에 힘을 모을 때”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 앞에서는 그 어떤 정쟁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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