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뜨니 IT 기업 이직자 ‘확’ 줄었다

통신·네카오·게임사 근속연수 증가
AI 열풍 속 이직 대신 ‘안정성’ 선호
“AI의 인간 대체 불안감이 큰 업종”


“회사 안은 전쟁터, 나가면 지옥입니다.” (IT 기업 재직자 게시글 중)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활발했던 주요 IT 기업 재직자들의 이직이 잦아들고 있다.

인공지능(AI) 발달로 화이트칼라 근로자의 일자리가 위협받으면서, ‘이직’보다는 ‘안정성’을 선호하는 근로자들이 많아진 탓이다. 특히 IT 업계는 타 업종보다 ‘AI가 인간을 대체할 가능성이 큰 업종’으로 인식되면서 근로자들의 불안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27일 공시에 따르면 통신 3사, 네카오, 빅3 게임사 등 재직자들의 근속 연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기존에도 이직이 잦지 않았던 통신 3사 근속 연수는 최근 더욱 늘고 있다. SK텔레콤(2023년 13.6→ 13.7년), LG유플러스(9.7→ 11.3년), KT(22→ 19.3년) 등으로 나타났다. KT의 경우 김영섭 전 대표 시절 ‘약 3500명’이 구조조정이나 정년퇴직에 따라 회사를 떠난 영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AI 관련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네이버, 카카오 등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네이버(6.9→ 7.7년), 카카오(5→ 6년 3개월)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카카오는 계열사 몸집 줄이기, AI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최근에는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헬스케어 매각을 비롯해 다음을 운영하던 사내 기업 AXZ를 분사를 결정했다.

그동안 업종 내 이직이 잦았던 게임 업계 근속 연수 증가는 더욱 극적이다. 지난 2년 동안 희망퇴직, 분사 등 구조조정을 진행한 엔씨(6.5→ 7.5년)뿐만 아니라, 크래프톤(2.8→ 3.2년), 넷마블(4.9→ 5.9년) 등 근속연수도 증가세다.

업계에서는 최근 빅테크 기업조차 AI 사업 재원 마련 등을 위해 구조조정에 나서거나 채용을 줄이면서, 근로자들이 느끼고 있는 불안감이 커진 탓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11만5000명 감소했다. 지난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해당 부문은 연구개발(R&D), IT 서비스, 전문직 등 고학력 비중이 높은 산업이다.

여기에 게임 개발에 AI가 투입되면서 개발 기간, 가용 인력 등이 줄면서 개발자들이 체감하는 위기감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IT 업계 인력은 AI로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이 많다 보니, 인간을 대체한다는 불안감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몸값을 높이며 이직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 들어서는 가능하면 이직보다는 근무 중인 회사에서 AI 협업 체계를 잘 갖추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고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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