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연소 하버드대 교수‘ 함돈희 “뇌 작동 원리, 미래 컴퓨팅 설계와 직결”

28일 최종현학술원서 특별강연
뇌 내 전기 신호 대규모 측정 시스템 ‘iMEA’ 소개
쥐 뉴런 3600개 전극서 세포 내부 신호 측정
7만개 규모 기능적 시냅스 연결 지도 재구성

지난 5월 28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 주최 특별강연에서 함돈희 하버드대 공학 및 응용과학부 석좌교수가 ‘두뇌의 재구성’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최종현학술원 제공]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반도체 칩으로 인간 뇌의 전기 신호를 대규모로 측정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뇌를 모방해 인공지능(AI) 기능을 구현하도록 설계하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 뉴로모픽(뇌 모사)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종현학술원(이사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함돈희 하버드대 공학·응용과학부 석좌교수 특별강연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함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수석 졸업하고 2002년 28세 나이로 하버드대에 임용돼 ‘한국인 최연소 하버드대 교수’로 알려져 있다.

이날 함 교수는 연구팀이 10여 년에 걸쳐 개발한 시스템 ‘iMEA(Intracellular Microelectrode Array, 세포 내 미세전극 배열)’를 소개했다. iMEA는 하나의 칩에 약 4000개의 전극을 집적해 살아 있는 신경세포 내부의 전기 신호를 대규모로 측정하는 시스템이다.

함 교수 연구팀은 배양한 쥐 뉴런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평균 3600개(약 90%) 전극에서 동시에 세포 내부 신호를 측정했고, 최대 3900개(97%)까지 신호를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약 7만개 규모의 기능적 시냅스 연결 지도를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또 실험에서 측정된 신호가 실제 시냅스 활동을 반영한다는 점도 입증했다.

함 교수는 “시냅스 연결망의 규모와 개별 뉴런 정보의 정밀도 측면에서 기존 기술의 한계를 크게 확장한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개별 세포 수준의 정보를 유지한 채 대규모 신경망을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라고 설명했다.

함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차세대 뉴로모픽 칩 설계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뉴로모픽 반도체란 인간의 뇌신경 구조를 현재의 반도체 하드웨어로 모방해 딥러닝 등 AI 기술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함 교수는 “현재의 컴퓨터는 기억장치와 연산장치가 분리돼 있지만, 뇌는 기억과 연산이 하나의 네트워크 안에서 이뤄진다”며 “뇌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신경과학을 넘어 미래 컴퓨팅 패러다임을 설계하는 과정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이어진 대담에선 신창환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좌장으로 함 교수와 뉴로모픽 반도체의 산업적 가능성을 논의했다. 대담에선 인간 뇌의 학습과 기억 메커니즘이 차세대 반도체 설계에 제공할 수 있는 시사점과, AI 시대의 새로운 컴퓨팅 아키텍쳐에 대해 설명했다.

함 교수는 “메모리와 연산의 통합, 초저전력 정보처리, 분산형 네트워크 구조 등 뇌의 특성이 향후 반도체 설계에 영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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