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노조 ‘생산성 vs 분배’ 입장차
토요타, 노조가 생산성·AI역량 강조
현대차, 성과급·로봇도입 대립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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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구도가 격변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 완성차 업체 노조의 대응 방식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일본 도쿄의 토요타 모빌리티 전시장에 토요타 로고 간판. [로이터] |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흔들리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완성차 업체 노조의 대응 방식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모양새다. 중국 완성차 업체와 테슬라의 공세, 원재료비 부담, 전동화·인공지능(AI) 전환이라는 공통 과제 앞에서 일본 토요타 노조는 생산성 향상과 업무 방식 혁신을 먼저 꺼낸 반면, 현대자동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성과급과 상여금 인상, 신규 채용 등을 핵심 요구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토요타 노사관계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토요타 노사는 올해 네 차례 노사협의회를 열고 자동차 산업 격변기 속 기업 생존 방안을 논의했다.
키토 케이스케 토요타 노조위원장은 올해 1차 노사협의회에서 “품질 문제로 인한 빈번한 가동 정지와 프로젝트 지연으로 고객은 물론 자동차 산업에서 일하는 550만명의 동료들에게 큰 폐를 끼치고 있는 상태”라며 “기존의 연장선상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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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 토요타 노조가 먼저 꺼낸 혁신론…“분배보다 생산성”=수익성 강자라는 아성을 보였던 토요타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5% 증가한 50조6849억엔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조7662억엔으로 21.5% 줄었다. 최근에는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전년 대비 20.3% 감소한 3조엔으로 하향 조정했다.
월별 판매량이 중동 지역 차질 등의 영향으로 지난 4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한 영향이다. 특히, 중동 수출은 90% 이상 급감했고, 미국 관세와 원재료 가격 상승, 환율 변동, 전동화·소프트웨어 투자 부담 등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소형차 인증시험 부정행위, 디젤 엔진 인증시험 부정행위, 충돌시험 부정행위, 프리우스 리콜 등이 이어지며 품질 신뢰도에도 부담이 커졌다.
노조는 이 같은 현실을 경영진만의 책임으로 돌리기보다 ‘좋은 제품을 적기에 고객에게 전하는 것’이 기업 생존의 본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생산성 향상도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키토 위원장은 4차 노사협의회에서 “우리는 근본적인 생산성을 확실히 올려 매일의 행동을 확실한 성과로 연결 짓고, 미래에 반드시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각오”라며 “우리 스스로 바꾸겠다,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각오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경총은 이를 두고 “토요타 노조가 무조건적인 분배 요구에 앞서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을 위해 일하는 방식의 비효율을 스스로 개선하겠다고 선언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AI 시대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랐다. 아키야마 다이키 토요타 노조 부위원장은 “AI를 도구로서만 쓸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기술은 무엇인가, 나의 부가가치는 무엇인가를 고민하면서 모든 것을 새롭게 바꿀 각오로 마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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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채용·근로시간까지…쟁점 넓어진 현대차 임협=반면 국내에서는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성과급과 임금체계, 노동시간 단축, 고용안정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협에서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80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완전월급제 시행, 주 4.5일제 도입,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동한 정년연장, 신규 인원 충원 등도 함께 제시했다.
현대차 측은 상여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요구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상여금 확대가 계열사 파장과 사회적 인식 등을 고려할 때 부담이 크고, 주 4.5일제 도입 시 연간 16만대 수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견해다. 전동화 전환과 공장 재편, 로봇 도입 등 생산 환경 변화까지 감안하면 정규직 신규 채용과 정년연장, 노동시간 단축, 고정급 확대를 동시에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올해 1~4월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다. 실적 전망도 녹록지 않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188조7410억원으로 전년보다 1.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11조2100억원으로 2.2% 감소할 전망이다. 판매 둔화 속에서도 전동화 전환, 미국 관세 부담, 신사업 투자, 인건비 증가 압박 등이 맞물리면서 수익성 방어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미래산업 고용안정도 쟁점이다. 노조는 전동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AI, 로보틱스 등 신사업 전환 과정에서 기존 조합원의 고용과 노동조건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측은 신사업 경쟁력과 수익성 확보 없이 고용안정을 약속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등 자동화 기술 도입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기존 인력 재배치와 재교육 방안을 둘러싼 노사 간 시각차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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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금협상 상견례를 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사 모습. [현대차 제공] |
▶대립보다 협력…경총 “생산성 먼저 고민해야”=경총은 국내 노사관계가 단기적인 이익 분배 요구에 치우쳐 있다며 “이익 분배에 갇힌 우리나라 노사관계가 생산성을 먼저 고민하는 토요타 노조를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최근 노동계에서 영업이익 또는 순이익 등의 N% 지급과 같은 과도한 이익 분배를 요구하며 투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판매량과 영업이익 모두 압도적인 1위 기업조차 전례 없는 위기감 속에서 노조가 먼저 생존 전략을 고민하고 움직이겠다고 결의했다는 점은 우리나라 노사관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