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해냈다…전설의 심해어 ‘돗돔’, 세계 최초 50만마리 인공부화 성공

‘120㎏짜리 심해어 돗돔’ [연합]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한국의 연구진이 ‘전설의 심해어’로 불리는 돗돔을 세계 최초로 인공 부화하는 데 성공했다.

31일 경북도 수산자원연구원은 대형어종 ‘돗돔’을 10년간 사육·연구한 끝에 세계 최초로 수정란 확보 및 인공부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돗돔은 수심 400~600m의 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대형 어류로, 몸길이 최대 2m, 무게는 200~280kg에 달한다. 산란기인 5~6월이면 수온이 높은 연안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간혹 그물이나 낚시에 잡히는데 희소성이 높아 ‘전설의 심해어’로 불린다.

서식지는 우리나라 동해·남해와 일본 남부, 러시아 일부 해역 등 북서태평양으로 제한돼 있다. 국내에서는 연간 포획량이 30마리 안팎에 불과하며, 개체당 가격이 수백만원에 이르는 고가 어종이다.

연구원은 2017년부터 4년간 50~700g 크기의 어린 돗돔 28마리를 확보해 육상 수조에서 장기간 사육했다. 그 결과 몸길이 약 1m 크기의 개체 8마리를 어미로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5월에는 처음으로 암컷 2마리의 산란을 확인했지만 수정란 상태가 좋지 않아 부화에는 실패했다. 이후 연구진은 적정 먹이 공급과 영양 강화, 성숙 호르몬 활용 등 번식 생태 연구를 진행하며 수정란의 품질 개선에 집중했다.

그 결과 올해 수정란 200만 개를 확보했고, 이 가운데 50만 마리를 인공 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현재 연구원은 몸길이 약 1㎝ 크기의 어린 돗돔 20만 마리를 사육 중이다.

돗돔은 심해 서식 특성상 포획 과정에서 감압 충격으로 폐사율이 높고, 부화 후 성어로 성장하는 데도 8~10년 이상이 걸린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도 인공 종자 생산이나 양식 연구 사례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감소하고 있는 귀중한 수산자원을 우리 기술로 보존하고 증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앞으로 인공 부화한 어린 돗돔을 활용해 적정 먹이생물과 사육 환경을 연구하고, 대량 종자 생산 기술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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