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특별감독서 568건 적발…한화에어로 대전공장 또 폭발

2018·2019년 특별감독 보고서 보니
안전보건 총괄관리 부재·교육 미흡·PSM 부실 반복 지적
8년 새 세 번째 폭발 참사…노동부, 중처법·산안법 위반 조사


2일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안으로 소방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전날 사상자 7명이 발생한 폭발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경찰·소방 등 관계기관 합동 감식이 이날 진행된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5명의 사망자를 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 폭발사고를 계기로 과거 노동당국의 특별감독 결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노동부는 2018년과 2019년 연이어 발생한 폭발사고 이후 두 차례 특별감독을 실시해 568건의 법 위반사항을 적발하고 334건의 과태료 처분을 내렸지만, 이후에도 대형 사고가 반복되면서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노동부가 공개한 2018년과 2019년 특별감독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한화 대전사업장에서는 안전·보건관리 체계 부실, 안전교육 미흡, 공정안전관리(PSM) 운영 부실 등이 공통적으로 지적됐다.

앞서 2018년 5월 대전사업장에서 추진연료 충전 작업 중 폭발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3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사고 직후 실시된 특별감독에서 노동당국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486건을 적발했다. 분야별로는 관리 25건, 안전 87건, 보건 108건, 공정안전관리(PSM) 266건이었다. 사법처리 대상만 126건에 달했고, 과태료는 322건·2억6156만원이 부과됐다.

당시 노동부는 사업장 내 안전보건관리 체계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보고서에는 “환경안전팀에 대한 인식과 권한이 낮아 근로자 안전·보건 총괄관리가 부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해·위험물질을 다루는 사업장임에도 보건관리자는 단 1명에 불과했고, 작업환경측정과 건강진단,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관리도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자 안전교육도 부실했다. 법정 자격이 없는 사람이 교육을 진행하거나 교육시간이 부족했고, 특별안전교육이 실시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화약과 산화제, 각종 화학물질을 취급하면서도 경고표시를 하지 않거나 MSDS 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특히 노동부는 화약 및 추진체를 생산하는 고위험 사업장임에도 공정안전관리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사고 발생 전 M+ 등급이던 공정안전관리 등급은 사고 이후 M-등급으로 강등됐다. 안전작업허가서 발급 부실, 자체감사 미흡, 아차사고 후속조치 부족, 설비 등급 분류 오류 등 폭발사고 예방과 직결되는 문제들이 대거 확인됐다.

두 차례 특별감독, 공통된 경고는 ‘안전관리 부실’


1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이날 사고로 현재까지 5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


하지만 불과 9개월 뒤인 2019년 2월 또다시 폭발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3명이 숨졌다.

노동부가 실시한 두 번째 특별감독 결과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감독 결과 법 위반 82건과 개선 권고 208건이 적발됐다. 사법처리 53건, 과태료 28건(1억2605만원), 사용중지 1건, 시정명령 75건 등의 행정조치가 내려졌다.

노동부는 당시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의 업무 총괄 소홀, 안전관리자 직무 미흡, 작업자 안전교육 부족 등을 지적했다. 추락·전도 위험시설 방치, 압력용기 안전검사 미실시, 공정안전보고서 미준수, 작업환경측정 누락, 특수건강검진 미실시, 밀폐공간 및 화학물질 관리 미흡 등도 적발됐다.

특히 2019년 보고서는 폭발사고의 핵심 원인으로 꼽히는 안전관리 시스템의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했다. 노동부는 실제 생산공정에서 화학물질, 설비결함, 근로자 불안전 행동으로 인해 화재·폭발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며 안전진단과 개선조치를 주문했다.

결국 노동당국이 두 차례 특별감독을 통해 확인한 것은 단순한 현장 실수가 아니라 안전보건관리 체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8년 특별감독에서 적발된 486건과 2019년 특별감독에서 적발된 82건을 합치면 모두 568건에 달한다. 과태료 부과 건수도 350건에 이른다.

그럼에도 지난 1일 대전사업장에서 다시 폭발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5명이 숨졌다. 2018년 3명, 2019년 3명, 2026년 5명 등 최근 8년 동안 이 사업장에서만 폭발사고로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반복된 참사…노동계 “예견된 죽음 안 돼”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조합원들이 2일 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대재해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노동계에서는 과거 특별감독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된 문제들이 제대로 개선되지 못한 결과가 이번 참사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공정안전관리 부실과 안전교육 문제는 두 차례 감독에서 모두 지적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현재 노동부와 경찰은 사고 원인과 함께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 이행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상 가중처벌 규정 적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반복된 사고 이력과 과거 특별감독 결과는 향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주요 판단 근거가 될 전망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과거 특별감독 결과와 이후 개선조치 이행 여부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며 “중처법과 산안법 위반 여부를 포함해 사업장 안전관리 체계를 전반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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