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주의, 증오 아니다” 유발 하라리의 재정의…“네타냐후는 이스라엘 국가주의의 적”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사피엔스’를 쓴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예루살렘 헤브루대 교수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등 자국 중심주의의 ‘국가주의’ 철학과 관련해 “낯선 이들을 돕는 것”이라며 본질적인 의미를 되새겼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을 비롯한 일부 정치인들을 향해선 “분열을 조장한다”며 비판했다.

1일(현지시간) 하라리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가주의는 우리가 평생 만날 일 없는 낯선 이들을 보살피도록 우리를 설득하는 이야기”라며 “우리가 결코 이용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도로와 철도를 놓고, 한 번도 가지 않을지도 모르는 학교와 병원을 세울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그는 “사회가 가족과 부족의 단위를 넘어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진행한 대담을 인용한 그는 “국가주의는 다른 집단을 증오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가주의의 본질은 개인적으로는 알지 못하는 수많은 낯선 이들을 사랑하고 보살피며, 기꺼이 그들을 위해 많은 희생을 감수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하라리 교수는 대담에서 국가주의를 통해 모르는 사람들끼리 서로 돕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지만 정치인들이 ‘증오’를 조장하며 분열시키고 국가주의의 의미가 왜곡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의 가장 놀라운 점 중 하나는 같은 국가에 속한 사람들의 99.99%를 당신이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국가주의는 다른 사람들이 좋은 의료 서비스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세금을 내게 하고 어떤 상황에선 그들을 위해 목숨까지 걸도록 낯선 사람을 아끼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또한 “때로 국가주의가 타인에 대한 증오로 변질되기도 하지만 이것은 국가주의의 본질적인 특징이 아니다”면서 “국가주의는 외부인에 대한 증오 없이도 존재할 수 있으나 내부인에 대한 사랑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했다.

“정치인이 분열 조장, 네타냐후는 이스라엘 국가주의의 적”


[게티이미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날선 비판도 가했다.

하라리 교수는 “오늘날 스스로를 국가주의의 투사로 내세우는 많은 사람들은 ‘증오’에 방점을 찍는다”며 “심지어 많은 경우 그들은 국가 내부에서 증오를 조장한다. 국가를 내부에서부터 분열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은 외부인을 증오하면 자신들이 대단한 애국자인 줄 안다”며 “이스라엘을 예로 들면 이스라엘 역사상 네타냐후만큼 국가를 내부적으로 분열시킨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의미에서 그는 이스라엘 국가주의의 최악의 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외교문제에 있어서 국가주의의 왜곡을 설명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도 에둘러 비판했다.

하라리 교수는 “트럼프식 비전은 힘과 위계가 전부”라며 “이 비전은 기본적으로 국제 체제를 질서 있게 유지하는 방법이 ‘약자가 항상 강자의 요구에 굴복하는 것’이라고 보고 이렇게 해야 질서가 잡히고 평화가 찾아온다는 논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 병합과 관련해 “만약 미국이 그린란드를 요구한다면, 덴마크는 현실을 인정하고 그린란드를 미국에 넘겨줘야 한다”며 “만약 덴마크가 이를 거부하여 결과적으로 폭력이나 전쟁, 갈등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강자가 요구하는 것을 내주지 않은 덴마크의 잘못이 된다. 이것이 그들의 논리이며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