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하루 평균 알코올 섭취량, 60대보다 낮아
수익성 악화에 도수 조정으로 원가 절감 효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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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의 한 마트에 하이트진로의 소주가 진열돼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대한 기자] 소주가 점점 순해지고 있다. 시장 1등 ‘참이슬 후레쉬’마저 도수를 0.3도 낮춰 15.7도가 됐다. 다른 소주들도 16도 이하로 도수를 낮췄다. 소비자들이 저도주를 선호한다는 이유에서다. 주류 소비 불황에 원가를 낮추기 위한 수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대표 소주 브랜드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16도에서 15.7도로 조정한다고 2일 밝혔다. 저도화 트렌드와 깨끗한 음용감을 선호하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리뉴얼된 참이슬 후레쉬는 이달 중순부터 전국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이번 리뉴얼은 약 2년 4개월만으로, 최근 주류시장 음용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획됐다. 하이트진로는 앞서 지난 2024년 ‘참이슬 후레쉬’의 도수를 16.5도에서 16도로 낮췄다. 같은 해에는 이보다 도수를 0.5도로 낮춘 15.5도의 ‘진로골드’도 출시했다.
최근 주류업계들은 잇따라 소주의 도수를 낮추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월 ‘진로’의 알코올 도수를 16도에서 15.7도로 하향 조정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 1월 제로 슈거 소주 ‘새로’의 도수를 16도에서 15.7도로 낮췄다. 지난해 7월에는 ‘처음처럼’ 도수를 16도로 내렸다.
업계가 도수를 낮추는 배경에는 달라진 음주 문화가 있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20대의 하루 평균 알코올 섭취량은 64.8g으로 60대(66.8g)보다 낮았다. 과거 가장 많은 술을 마시던 연령층인 20대의 음주량이 고령층보다도 적어진 것이다. 19~29세 청년층 중에서 술을 거의 마시지 않거나 월 1회 이하로 마시는 비율도 2024년 56.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수 하락이 원가 절감을 위한 수단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반적으로 소주 도수가 0.1도 내려가면 주정값이 0.6원 절감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희석식 소주는 원료인 주정에 물과 감미료를 섞어 만든다. 도수가 낮아진다는 건 주정이 줄고, 물의 양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주류업체 입장에선 소주 한 병에 들어가는 주정 양이 줄어들수록 이득을 보는 셈이다.
최근 소주를 판매하는 주류업계의 성적표는 좋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672억원으로 전년(1849억원)보다 9.6% 줄었고, 매출도 4조245억원에서 3조9711억원으로 1.3%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주류 사업의 영업이익은 18.8% 감소한 282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이트진로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172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2% 급감했고, 같은 해 4분기에도 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4분기는 통상적으로 송년회와 모임이 몰려 있어 주류업계의 성수기로 여겨진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0.8% 감소했다.
섣불리 가격 인상을 할 수도 없는 처지다. 정부가 고강도의 물가 안정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일 “매점매석이나 담합 같은 시장 교란 행위는 한 번만 걸려도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엄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관리가 민생 안정의 핵심 전제라는 각오로 부처에서 총력을 다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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