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공급 방안 두고 국토교통부와 이견
용산 1만 가구 공급안 반대 목소리 커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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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일 서울 효창공원역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던 모습. 오 후보는 6·3 지방선거를 통해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으로 올랐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자부심이 느껴지는 서울, 삶의 질이 정말 빠른 속도로 향상되는 서울을 만든다는 약속을 실행하겠다”(서울시장 당선 후 4일 오전 서울시청 출근길 소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으로 당선되면서 서울 주택 공급을 둘러싼 정부와 주도권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 후보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치열한 접전 속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최초 5선 서울시장에 오르게 됐다.
오 후보의 승리는 서울 내 부동산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오 후보는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를 비롯해 용산·동작·광진·영등포·강동 등 한강벨트, 중구와 양천구 등 모두 10개 구에서 정 후보를 앞섰다.
표심에는 이재명 정부에 대한 견제도 담긴 것으로 보이면서, 오 후보가 앞서 국토교통부와 갈등을 이어오던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한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와 책임공방을 놓고 다투고 있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철근 누락사태에 대해서도 “선거국면에서 왜곡된 측면이 있다”며 최우선 현안으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4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와 국토부가 가장 크게 충돌하고 있는 사안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관련 주택 공급 규모다. 서울시는 초고층 업무용 빌딩이 밀집한 ‘비즈니스 허브’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힌 반면, 국토부는 주택 공급 안정을 위해 아파트를 ‘1만 가구’ 대규모로 짓겠다고 맞선 것이다.
서울시는 6000가구가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오 후보는 앞서 2021년 문재인 정부에서 용산에 8000가구를 발표할 때도 “그만큼 집을 다 밀어 넣는 건 무리”라고 반대했고, 지방선거 전 시장직을 유지할 때도 1만 공급안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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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용산구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 앞에 정부의 주택 공급대책에 항의하는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연합] |
관련업계에선 오 후보에 대한 서울시민의 재선임으로 ‘민심’을 확인한 국토부가 1만 가구 공급을 밀어붙이기 힘든 상황이 됐다고 본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국토부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권 등까지 손대기 시작하면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며 “서울시의 의지대로 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세운상가 일대에 초고층 개발계획을 둘러싼 갈등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시가 세운4구역에 최고 약 142m의 고층 건물을 세울 수 있게 높이 규제를 풀자 국가유산청, 국토부 등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종묘 인근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경관을 해친다며 반대했다.
이후 국토부가 ‘1·29 공급대책’을 발표하며 태릉CC 6800가구 공급안을 밝히자 서울시는 “태릉CC 사업지 중 약 13%가 조선 왕릉의 보존지역과 겹친다”며 “종묘 보존을 이유로 세운상가 개발을 저지한 국가유산청과 국토부의 입장이 배치된다”고 반박했다.
오 후보는 당시 1·29 대책을 두고 “국가유산청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과 뚝 떨어져 있는 세운지구 개발은 반대하면서 명백히 세계유산 영향 범위에 들어있는 태릉CC에 대해서는 반대를 하고 있지 않다”며 “대통령과 정부가 보이는 행태야말로 모순이고 이중 잣대”라고 작심 비판하기도 했다.
양 기관의 이견이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토부와 서울시의 공급 주도권 경쟁이 정치적 논쟁으로 소모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익명의 국토부 관계자는 “세운상가나 태릉CC의 경우 국가유산청이 전면에 나서있지만 사실상 정치적으로 부딪히는 사안”이라며 “주택 공급을 두고 명분싸움을 해야 하는데 향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고 교수는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와 서울시가 시장에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갈등의 궁극에는 공급 차질, 그리고 시장 가격 상승 뿐”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