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결제 중지, 호텔도 철수 러시’…붕괴 위기? 트럼프 압박에 휘청이는 쿠바

6월 3일 쿠바 수도 하바나의 그랜드 애스턴 호텔에서 직원들이 간판을 수리하고 있다.[AP=연합]

6월 3일 쿠바 수도 하바나의 그랜드 애스턴 호텔에서 직원들이 간판을 수리하고 있다.[AP=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쿠바가 미국의 고강도 압박 조치를 맞고 휘청이는 분위기다.

4일 스페인어권 매체 인포바에와 외신들 보도에 따르면 오는 6일(현지시간)부터 쿠바에서 비자와 마스터 카드 사용이 전면 중단된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쿠바 중앙은행은 성명을 내고 “6월2일자로 쿠바 내 비자와 마스터 카드 결제 업무를 처리하는 외국 은행으로부터 핀시멕스와의 관계를 중단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알렸다.

지금껏 쿠바 내 신용카드 거래는 쿠바 군산복합체 가에사(GAESA)의 금융 자회사 ‘핀시멕스’를 통해 처리했다. 현재 핀시멕스는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가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1일 쿠바 정권의 자금줄을 끊고자 가에사 및 가에사와 거래하는 제3국 기업까지 제재하는 강력한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미국의 이러한 압박에 따라 쿠바 내 글로벌 기업들의 탈출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의 CMA CGM과 독일 하파그로이드 등 글로벌 해운사들은 쿠바행 화물 예약을 멈췄다. 쿠바에서 니켈 등을 채굴했던 캐나다 광물회사 셰리트도 지난달 철수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쿠바 ‘탈출 러시’

글로벌 호텔 체인의 철수 러시도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 최대 호텔인 멜리아는 전날 쿠바에서 모든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미 전력 부족과 관광객 감소로 쿠바 내 대부분 호텔이 휴업 중이었기에 이번 결정이 회사에 미칠 재정적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멜리아는 쿠바 내 15개의 호텔을 운영했다.

스페인 이베로스타, 캐나다 블루 다이아몬드 리조트, 아시아계 호텔 아치펠라고에 이어 네 번째로 대형 호텔 체인이 쿠바에서 호텔 운영에 손을 떼게 되는 것이다.

이들 호텔은 전력난과 관광객 감소 등을 앞세워 쿠바 내 철수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에 더해 미국의 봉쇄와 행정 제재 등 압박 때문이라는 시선도 있다.

미국의 행보를 놓고 쿠바 정부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쿠바 정부는 최근 성명을 발표하고 “가에사는 불투명한 조직도, 쿠바 국가와 평행하게 존재하는 별개 구조도 아니다”며 “외려 역사적으로 쿠바 혁명을 질식시키려 한 경제 봉쇄에 맞서, 철저하게 기획되고 효율성이 입증된 국가적 대응책”이라고 했다.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가에사가 쿠바 경제의 40~70%가량을 통제하고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쿠바 제재를 담당한 전직 재무부 관리는 이번 가에사와 그 거래 기업에 대한 직·간접적 제재가 쿠바 내 그나마 남아있던 스페인, 멕시코, 파나마 등 외국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철수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미국 정부는 이르면 올 여름 쿠바가 무너질 것으로 보고, 최근 전쟁 시뮬레이션(워게임)도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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